◎돌아온 ‘反수하르토’ 선봉장1월 대선출마 선언 이후 잠잠했던 인도네시아 야당지도자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2)여사가 다시 대중 앞에 섰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는 선거라는 합법적 방법으로 수하르토에 도전했다면 이번에는 학생들과 함께 재야민주투사의 입장에서 수하르토의 하야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재야세력이 미미한 인도네시아에서 현재 회교지도자인 아미엔 라이스와 함께 반체제의 상징적 존재로 통하고 있다.
메가와티는 13일 시위대학생이 사망한 자카르타 트리삭티 대학에서 거행된 희생자 장례식에 참석해 추모연설을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는 『극렬시위를 자제해 달라』고 촉구하면서, 정부에는 강도높은 정치개혁을 요구했다.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수카르노 전 대통령의 맏딸인 그가 자신의 아버지를 쿠데타로 밀어낸 장본인인 수하르토의 정치생명에 정조준을 한 것이다.
이날의 대중집회는 그가 인도네시아민주당(PDI) 당수직에서 축출되면서 정치활동을 금지당한 96년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이번 집회참석에도 불구, 인도네시아 정국에서의 그의 행동반경은 여전히 크지 않으리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제도권 야당은 지난해 5월 총선이후 거의 와해상태고,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도 이미 치유불능의 상태에 와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민들의 힘을 결집할 수 있는 마땅한 다른 재야구심점이 없다는 것이 그의 일선 복귀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반둥대학 재학시절 민족학생운동에 가담했고, 83년 PDI에 입당, 10년만인 93년 당수직에 오르기까지 야당지도자로 선명한 족적을 남겼던 그가 기회이자 위기인 이번 유혈사태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 관심거리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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