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교육현장 이해·학생은 폭넓은 체험/스승의 날 앞두고 ‘1일 명예교사’ 활발/서예반 맡은 할머니선생님 등 특활교사 활동도서울 중구 정동 덕수초등교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특별활동반의 하나는 서예반이다. 학생들은 먹을 가는 자세부터 손과 90도의 각도로 잡는 붓이 신기하기만 하다. 화선지에 붓글씨를 쓰다보면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서예반 진행자는 다름아닌 이 학교 4년 한준희(11)군의 할머니 안순복(77)씨.
안씨처럼 교사가 아니면서 교단에 서는 명예교사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명예교사제는 4∼5년전 교육의 한 주체인 학부모도 교육현장에 참여시키기 위해 몇몇 학교에서 시작, 이제는 거의 모든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다. 명예교사 가운데는 안씨처럼 학「부모」가 아닌 할아버지, 할머니도 제법 된다.
안씨는 『젊을 때 익힌 서예를 다시 해본다는 기분으로 여가 삼아 시작했는데 이젠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 됐다』고 말했다. 덕수초등 안정자(58) 교감도 『할머니가 손자 손녀를 대하듯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서예 뿐 아니라 인성교육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명예교사제를 도입한 학교 수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60% 이상이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추정하고 있다. 특히 스승의 날인 15일을 전후한 교육주간에 1일 명예교사제가 집중적으로 실시된다. 스승의 날 재질을 보인 명예교사는 특활교사로 발탁돼 장기간 명예교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지난해 말 3개월간 서울 노원구 하계동 중평초등교에서 명예교사로 참가한 서현령(35·주부)씨는 『명예교사를 한 뒤 자녀들과 대화가 늘어나고 서로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며 『학교 교육방침도 이해할 수 있어 앞으로도 명예교사로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초·중등학교 명예교사를 위한 「명예교사 교안집」을 펴낸 한국여성민우회 정은숙(29) 총무는 『명예교사는 전문지식 보다는 생활에서 익힌 지혜를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주제도 가정교육과 연결되는 것이 좋다. 용돈지도, 친구들의 생각을 상상하는 추론놀이, 텔레비전 시청지침 만들기, 쓰레기 처리과정 이해하기, 옛날 이야기 토론하기등 생활과 밀접한 것들이 명예교사가 가르칠 수 있는 좋은 주제라고 정총무는 권했다. 직장인이라면 직업과 관련된 사회의 실상을 일러주는 것도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가장 힘든 것은 역시 교수법. 생활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로 시청각자료를 만들고 경험을 바탕으로 질문을 많이 해 어린이 스스로 내용을 정리하게 도와주는 것이 요령이다. 또 「○○엄마」보다는 「○○선생님」이라고 소개, 교사라는 점을 인식시켜줘야 한다. 학생들의 주의가 산만하면 요령있는 대화로 관심을 자연스럽게 수업으로 되돌리는 여유도 필요하다. 특히 학생들의 대답이 맞고 틀리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맞았다고 생각하면 큰 박수, 틀렸다고 생각하면 작은 박수』식으로 참여를 유도한다. 수업을 마칠 때는 전체 수업에 대한 질문시간을 주도록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10분단위로 대화 내용을 바꿔, 지루하지 않게 한다.
안교감은 『명예교사는 교사와 학부모를 연결해주는 고리』라며 『학부모가 특기를 소재로 학교의 특별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교육 공동체로서 서로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선년규 기자>선년규>
◎명예교사 이렇게/생활에 밀접한 내용을 놀이통한 참여수업으로 흥미유발
처음으로 서는 교단, 금방 와글와글 떠들어대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면 좋을까. TV시청교육이나 성교육 환경교육등 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가르치거나 아이들이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참여수업이 적당하다.
한국여성민우회의 「명예교사교안집」에 나온 방법을 몇가지 알아보자.
■친구찾기
16절지 종이를 나눠준 뒤 6등분으로 접게 한다. 첫번째 칸에 자기 이름을 적고 나머지 칸에는 평소 사귀고 싶은 친구의 이름을 적게 한다. 별명과 이유, 가장 가고싶은 곳, 지금까지 가장 기뻤을 때와 슬펐을 때, 가장 감명깊었던 책등을 항목으로 정한다. 먼저 자기 이름이 있는 칸에 적게 한 뒤 한 명씩 학생이 나와 자기에 대해 발표하게 한다.
그 어린이의 이름을 적은 친구들은 종이에 받아 적게 한다. 이야기를 끝낸 어린이는 다음 친구를 부른다. 우정에 관한 글이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수업을 마무리한다.
■연상그림그리기
한 조에 5∼10명이 되도록 나눈다. 한 사람에게 한 장씩 종이를 나누어주고 조별로 공동주제를 정하게 한다. 주제에 맞는 내용을 2∼3분정도 종이 한 쪽에 그리게 한다. 교사의 지시에 따라 종이를 옆사람에게 돌린다. 자기 앞으로 온 종이에 계속해서 그린다. 종이가 한 바퀴 돌아 처음의 종이가 제 자리로 돌아오면 각자 자신이 그리고자 했던 그림과 완성된 그림의 차이를 얘기하도록 한다. 조마다 제일 잘 그린 그림을 발표하도록 한다.
■동화만들기
누구나 알고 있는 「백설공주」 「콩쥐팥쥐」등 동화를 처음 앞부분만 들려주고 그 다음부터는 각자 상상으로 이야기를 꾸며 보도록 한다.
10∼20분정도 시간을 준 뒤 한 사람씩 발표하도록 한다.
■우리집 환경점수 매기기
「지구의 물이 모두 오염이 되면 어떻게 될까」란 질문을 던져 함께 생각하도록 한다. 튀김기름을 모아 두었다가 비누를 만들어 쓰는지, 쓰지 않는 전기코드는 뽑아두는지등 생활속에 실천할수 있는 항목을 10가지정도 만들고 어린이에게 각자 집에서 몇가지나 실천하는지 평가하게 한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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