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日王)인가, 천황(天皇)인가. 박정수(朴定洙) 외교통상장관은 13일 서울주재 외신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천황의 방한까지도 실현돼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일본의 한 특파원이 『한국 언론이 일왕이라고 하는데 장관이 천황이라고 말한 것은 외교통상부의 공식 입장이냐』고 물었다.이에 박장관은 『고유명사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외상을 「오부치 게이조」로 부르는 것처럼 여러분이 천황이라고 부르는 분을 천황이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국내 언론은 89년 재일동포 지문날인 문제로 한일관계가 악화하자 그때까지 써오던 천황을 일왕으로 바꾸었다.
박장관은 발언의 진의를 묻는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천황 호칭에 대해 정부의 공식입장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며 『미국의 원수를 프레지던트, 영국여왕을 퀸으로 부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호칭하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언론이 한반도를 조선반도로 표기하는 등 「일본식 표현」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 일본식 호칭을 써도 무방하다는 논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여론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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