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도 가르치고 컴퓨터도 척척/“공부가 신나요”『아이들은 재미있게 가르쳐주면 공부하길 무척 좋아해요. 태도요? 전 그저 스스럼없는 친구처럼 대하는데…』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동초등학교 6학년6반 담임선생님 허승환(30) 교사는 아이들과 친하게 어울리려고 나이를 항상 스무살이라고 한다. 늘 티셔츠에 면바지 차림이라 학생들과 나란히 서면 구별이 안된다. 공부도 그렇다. 정규수업에 앞서 진행되는 30분간의 자율학습은 아이들과 마음껏 노는 시간이다. 「상록수」, 「바위섬」등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만화그리기, 컴퓨터 작곡도 일러준다.
그렇다고 매양 아이들과 놀기만 하는 선생님은 아니다. 컴퓨터 실력은 학교 최고라서 교사연수까지 맡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컴퓨터로 일기를 쓰게 하고 매달 컴퓨터 타자대회도 열고 있다. 40명의 학생 중 35명이 집안에 컴퓨터를 갖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을 바로 잡기 위해서이다. 논술지도도 남다르다. 재미있게 그러나 빈틈없이 가르친다. 「원숭이 머리를 사람 몸에 이식하면 어떻게 될까요」등 흥미있는 주제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게 한다. 매주 토요일 학급회의 때는 판사 검사 변호사 배심원등으로 나눠 학급재판을 진행한다. 「수업시간에 만화보기」 등 특정사안에 대해 변론과 판결문을 준비하면서 자신들의 행동을 스스로 평가하게 된다. 반 학생들은 공부가 즐겁기만 하다.
허교사는 『공부란 책만 파고 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어서』 이런 교육방식을 선택했다고 한다. 가장 쉬운 예가 만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만화그리기를 좋아하지만 이끌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낙서 수준에서 끝나고 만다. 허교사도 그랬다. 이 때문에 허교사는 만화반을 만들었다. 학교 특별활동은 우주소년단 지도를 맡고 있어 만화반 활동은 따로 한다. 매주 한 번 아침 8시까지 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기초부터 가르치는데 이야기 구성, 그림 등이 제대로 익혀지면 컴퓨터 그래픽까지 발전시킬 생각이다. 허교사는 『어린이들이 갖고 있는 재질은 나쁜 짓이 아니면 키워주는 것이 교육의 할 일』이라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학부모들이 명예교사를 통해 그 지식을 환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교육에 대한 열정을 지닌 훌륭한 선생님이 많다는 사실도 학부모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인다.
94년 서울교대를 졸업한 허교사는 컴퓨터실력 때문에 학교 요청으로 5년째 신동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선생님을 놓치기 싫어한단다.
『우리 학교에서 인기 캡이에요』『연예인이 되면 「TV는 사랑을 싣고」에 초대할래요』.
함성을 지르며 아이들은 선생님을 둘러쌌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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