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폭동화 자카르타 도심 철시/수하르토 “위기극복엔 희생필요”○…12일 경찰의 발포로 숨진 6명에 대한 추도행사가 자카르타에서 벌어진 13일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시위는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날 전국 대도시에서 수만명이 참가한 시위가 종일 이어졌으며 진압군경은 다시 시위군중에게 발포, 최소한 1명 이상이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시위대원 1명이 보안 경찰에게 머리를 구타당해 사망했다고 전했다. 자카르타의 한 병원 관계자는 10여명의 부상자중 1명은 실탄 총상을 입었으며 나머지는 고무 총탄에 의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야당 지도자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와 반체제 회교지도자 아미엔 라이스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이 거행된 자카르타 트리삭티대학에는 처음으로 군이 헬리콥터로 교내에 투입되는 등 초강경 진압이 시작됐다.
○…추도식을 마친 학생과 시민들이 인근 주유소와 차량들에 불을 지르는 등 폭동화하자 군은 최루탄과 공포탄만으로는 사태를 장악하지 못한다고 판단, 발포를 했다. 이 과정에서 1명 이상이 사망하고 1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자 학생지도부는 격렬한 시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하기까지 했다. 트리삭티대에서 출발한 시위대는 시내중심가로 향하면서 주유소 2군데와 트럭 상가 등에 방화하고 가정집과 상점을 약탈했다. 교통경찰들은 보복이 두려워 자리를 뜨고 상인들도 시위대를 피해 하오 2시 이후 철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족자카르타시와 서부 자바의 반둥에서도 추도식을 마친 5,000여명의 학생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하며 경찰 살수 진압차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며 수하르토의 화형식을 치르기도 했다.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외국회사들이 직원과 가족들을 철수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화교들도 철수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자카르타의 치안 상태가 불안해지자 태국 정부는 자카르타 주재 태국 대사관에 훈령을 보내 자국민 철수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개발도상 15개국(G15)정상회담에 참석차 카이로에 머물고 있는 수하르토 대통령은 국내 사태에도 불구하고 13일 오전까지는 예정대로 15일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위 양상이 점차 심각해지자 이날 하오 귀국일을 하루 앞당겨 14일 귀국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제 금융가에서는 수하르토의 망명설 등이 나돌며 루피아화가 크게 떨어졌다. 수하르토는 카이로에서 『위기를 넘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으나 경제적 희생을 말한 것인지, 정치적 희생인 지는 분명치 않다.
○…한 여대생은 경찰과 군인이 섞여 있어 누가 총을 발사했는 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교내에서 실탄 탄피가 발견됐고 동료 학생들이 사망해 군경이 실탄을 사용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군이 교내에까지 들어와 도망가는 학생들에게까지 발포했다고 주장했다.<자카르타·카이로 외신="종합">자카르타·카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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