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노변담화(爐邊談話)는 유명하다. TV보급이 안되었던 당시 라디오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뉴딜정책에 대한 소신을 피력하고 대공황 극복을 위한 협력을 호소했다. 다정한 음성과 힘찬 어조가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여론환기를 주도해 세계적으로도 이 방송시간은 주목거리였다. 日·獨·伊 등 이른바 구축국에 대항, 미국이 「민주주의의 무기창(廠)」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바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대처수상은 경제회생과 「영국病」치유과정에서 폴리시 유닛(POLICY UNIT)이란 시스템을 활용했다. 관료멘털리티가 없는 사람들을 행정중추에 넣어 관료규제의 벽을 깨겠다는 생각이다. 집권 직후 그가 당장 부딪친 개혁의 걸림돌 역시 부처이기주의에 따른 정책혼선, 일선창구와 현장에서 먹혀들지 않는 정책의도였다. 뜻을 같이하는 런던대학 그린피스교수등을 중심으로 30대 민간기업 젊은이들을 모아 이들이 직접 거리에 나가 다양한 의견과 반응을 살피게 하고 토론을 시켜 국가정책결정 과정의 반향판으로 삼았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0일 저녁 3개 텔레비전 방송 생중계로 「국민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취임 직전인 지난 1월에 이어 두번째다. 대량실업 도산 불황등 IMF체제의 불안과 고통이 피부에 와 닿기 시작하는 가운데 국민과 직접적인 대화통로를 열어 서로 더 이해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김대통령은 이자리를 통해 오늘의 경제실상, 추진해야 할 개혁과제와 미래 비전을 소상히 밝히고 경제주체들의 고통분담을 호소했다.
지금 우리에겐 국가적 리더십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다. 그것은 지도자의 흔들리지 않는 신념, 꾸밈없는 진솔함에서 나오는 신뢰를 바탕으로 발휘될 수 있다. 자만과 권위, 스스로 눈과 귀에 족쇄를 채우는 「人의 장막」은 권력이 경계해야 할 첫번째 금기(禁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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