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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고과 합리성이 연봉제 성패 좌우”/한국IBM 조규성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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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고과 합리성이 연봉제 성패 좌우”/한국IBM 조규성 이사

입력
1998.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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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1면담·전방위평가 등 다양한 방법 시도/인화중시로 허점 보완명실상부한 연봉제란 어떤 것일까. 연봉제의 장점이 갖는 묘미를 제대로 살리려면 어떤 장치들이 있어야 할까.

다국적기업 한국IBM의 조규성 이사(인사담당)에게 들어본 이 회사의 연봉제 시스템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궁금증을 상당부분 풀어 준다. 이 회사는 국내 외국기업중에서도 연봉제가 잘 정착돼 있는 곳으로 꼽힌다.

조이사는 『연봉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합리적이고 투명한 인사고과 과정』이라고 말했다. 개인업무 평가는 직원들의 성취감과 실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수단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조직내 불만만 키울 수 있는 「뇌관」과도 같다는 설명이다.

조이사는 『IBM 인사고과의 특징은 평가받는 사람과 평가하는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점수를 매겨 평가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팀장과 팀원이 수차례 1대1 면담을 거치며 실적과 업적을 평가하고 의견을 나눈다. 이 과정이 바로 급여 수준을 결정하는 실질적 「협상」인 셈이다. 그러나 업무평가는 하향식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팀원들이 팀장에게 점수를 주는 상사 직무평가도 인사고과에 직접 반영이 된다. 또한 직속 상사 뿐 아니라 팀 동료, 부서원 등이 서로 점수를 주는 「전방위평가제」도 독특하다. 부서간의 상호평가도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부서고과에 고려된다.

실적과 성취도를 가늠하는 기본적인 기준은 평가받는 사람이 평가년도 초기에 직접 작성한 「개인별 업무서약서」의 내용에 따른다. 조직 목표를 고려해 자신이 직접 세운 업무 계획을 얼마나 성취했느냐가 평가 기준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국IBM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조직내 인화이다. 연봉협상과 직접 관련된 평가 과정도 중요하지만, 자칫 개인주의로 흐르기 쉽고 조직 내 반목을 일으킬 수 있는 연봉제의 허점을 보완하는데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이 노력은 전반적인 인사 업무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직원들의 전환 배치 전에 연봉 수준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은 필수다. 팀장보다 팀원의 연봉이 많은 역전현상을 일으키는 인사는 절대 금물이다. 팀의 분위기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과를 평가할 때도 팀 단위로 고과한다. 팀워크를 위해서다. 인화를 위해 부서내, 또는 부서간 모임에 대한 지원도 인사 예산에서 별도로 편성돼 있다. 부서간 이상경쟁이나 반목으로 생길 수 있는 조직내 블록화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다. 동료에게서 업무아이디어를 얻었을 경우 이를 인사부에 알려 원안자의 고과에 도움을 줄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이 회사 나름의 인화방식이다.

『매우 친한 사이라고 해도 서로 연봉을 묻지 않고, 공개하지도 않는 것이 예의죠. 연봉은 매우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도적으로도 철저히 비밀이 지켜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경영 원칙의 제1호가 「개인 존중」입니다. 경영 원칙이 그렇다보니 회사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그는 『개인의 능력과 사생활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연봉제에 대한 불만과 잡음이 덜하고, 제도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연봉제는 다분히 미국적 방식인지도 모른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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