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이란 새로운 오염물질이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은 강력한 화학작용으로 인체의 리듬을 깨고 생식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외인성 내분비교란 화학물질」을 말한다. 학자들은 다이옥신같은 환경호르몬이 세대를 넘어 인간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지금까지 밝혀진 환경호르몬 용의물질은 약 70종으로 대부분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인데도 규제기준조차 없다. 아직 이것이 인체에 미치는 메커니즘이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점이 많기 때문인데, 지금까지 밝혀진 상황만으로도 인체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거의 일치된 의견이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인간과 야생동물의 생식이상현상의 주범으로 환경호르몬이 지목되고 있다. 지난 50년간 남성의 생식능력이 절반수준으로 떨어진것,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악어의 성기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 최근 우리나라 패류에서도 확인된 암컷에 수컷의 성기가 돋고 암수 어느 쪽으로도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임포섹스」등의 원인이 모두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환경호르몬은 수컷의 여성화를 촉진해 「씨를 말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21세기에 인류가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남성의 생식능력 저하현상이 현재와 같은 추세로 계속된다면 앞으로 인간의 생존이 위협받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환경호르몬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으나 아직 이에 대한 대책은 커녕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젊은이들이 많이 먹는 컵라면 등의 용기인 발포 폴리스티렌에서 용출되는 스티렌다이모도 환경호르몬 「용의물질」이란 점에서 우리가 얼마나 환경호르몬에 노출되어 있는 가를 알 수 있다.
일본정부는 최근 도쿄(東京)근교의 20∼30대 남자의 정자수가 40대의 55%에 불과하다는 보고에 충격을 받고 「환경호르몬전략계획 스피드98」을 발표했다. 앞으로 환경호르몬 용의물질 70종을 중심으로 대기와 물속의 오염상황, 어류 조류 및 해양포유류의 이상발생과 체내의 오염상황, 성인남성의 정자수와 화학물질과의 관계분석, 태반의 화학물질 농도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조사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일본정부의 움직임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다. 환경호르몬은 수질오염등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게 화학작용을 한다는 점이 무섭다. 그만큼 대책마련이 어렵다. 대책도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이고 과학적으로 준비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부터 국민계몽 등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