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양자구도속 차분한 40% 부동층/林후보 환란책임孫후보 YS커넥션 승패 큰 영향줄듯경기도의 표밭은 지금 2중적인 성격을 보이고 있다. 16개 시·도 가운데 정당과 후보자진영은 가장 먼저 뜨겁게 달아오른 반면 일반 유권자층은 상대적으로 차분하다.
현재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국민회의 임창렬(林昌烈) 전 경제부총리,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 전 의원, 국민신당 이달순(李達淳) 수원대교수등 세 사람이다. 이중 선거전은 사실상 여권의 연합공천후보인 임전부총리와 한나라당의 「차세대주자」를 자처하는 손전의원의 양자 대결구도로 자리잡았다.
현재의 판세는 임후보가 「정체(停滯)성 우위」, 손후보가 「정체성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임후보가 손후보를 앞서곤 있지만 각각 33∼34%, 20∼21%의 지지도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후보는 경기 남북부에서 골고루, 손후보는 경기 남부의 광명시를 중심으로 한 부천 안양등 서중부권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라는 평이다.
주목할 부분은 부동층이 40%대에 달한다는 점. 따라서 앞으로 투표일까지 남은 기간 이들의 향배가 승부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동아일보·R&R의 여론조사 결과 임후보가 34.4%, 손후보가 21.5%의 지지를 얻은 반해 「모름·무응답」층이 42.1%였다.
여론조사의 흐름에 맞게 일반 유권자들의 목소리도 무척 다양하다. 『나라를 이렇게 어렵게 만든 한나라당이 다시 선거에서 이길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는 이모(50·자영업)씨는 확실한 여권 지지자. 반면 『구정권에서 부총리까지 지낸 사람이 어떻게 IMF해결사였다는 얘기를 할 수 있느냐』는 김모(47·공무원)씨의 주장을 들어보면 야권의 대여 환란공세가 나름대로 실효를 거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민회의·한나라당이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아직도 맘을 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 선거 10일전쯤돼야 승부의 윤곽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신성철(申性澈·43·연구원·성남시 분당구)씨의 말에서는 두터운 부동층의 존재가 확인된다. 각 후보진영은 이같은 표밭 기류를 감안한 선거 전략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국민회의 도지부의 이양구(李亮九) 사무부처장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검찰 서면답변서가 공개된뒤 주위에서 「YS가 정치적 아들로 생각하는 손후보를 도와주기위해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YS·손후보커넥션」론을 무기로 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자민련 도지부 권혁동(權赫東) 사무처장은 『충청표의 향배가 승패의 관건』이라며 여권공조에 무게를 실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 도지부 이문수(李文洙) 사무처장은 『환란과 함께 임후보의 신변에 관한 윤리적 문제가 유권자사이에 회자되고 있다』고 지적, 「네거티브 캠페인」을 적절히 구사할 뜻을 밝혔다.<신효섭·정정화 기자>신효섭·정정화>
◎후보검증 5제 임창렬/한나라 환란공세는 책임회피·국민우롱 처사
환란공방에서 지나치게 방어에만 급급한 것은 아닌가.
『환란 책임을 따지는 것은 지난 5년동안 나라경제가 왜, 그리고 어떻게 위기를 맞게 됐는가를 반성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야당이 구정권과 자신들의 책임은 외면한 채 지난해 11월19일부터 이틀간이 환란의 주요 원인인 것처럼 공세를 취하는 것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략적인 음해이다. 경제파탄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한나라당이 환란의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다』
지난 정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던 임후보가 구정권의 환란책임을 주장하는 것은 어색하다는 지적에 대해.
『당시의 수권정당뿐 아니라 정부도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할 것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고위 경제공무원을 지낸 본인도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집권당으로서 엄청난 외채증가를 방치하고 악화일로에 있는 외환위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한나라당이 환란에 대해 누구를 심판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책임정치의 모습이 아니다』
야권이 대변인 논평등을 통해 임후보 부인의 활동을 문제삼고 있는데.
『집사람은 20년 가까이 보건소장으로서 어려운 분들의 건강을 돌보았고 의사로서 자기 분야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야당이 근거없는 소문들을 가지고 나와 집사람을 음해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유권자들은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가정문제까지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행태가 어처구니없을 뿐이다』
관료시절 부하들로부터 자기 주장이 강하고 권위주의적이라는 불만을 샀다는데.
『일평생을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일해 오면서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추진력을 갖고 과감하게 소신껏 일해 왔다. 30년 공직생활중 세계은행 IBRD IMF등에 10여년간 근무해 외국인투자 유치등 국제 협력을 추진하는데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자신한다』
통산부장관 시절 기아사태 주무장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채권단과 기아의 대립관계가 조속히 해결되도록 나름대로 노력했다. 통산부에는 개별기업의 금융지원과 관련한 기능이 없다. 통산부장관으로서 채권단과 기아간에 원만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어록
『오늘같은 경제위기 아래서는 정치전문가보다는 경제행정에 눈밝은 사람이 지방정부의 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4월24일 경기도지사 후보 추대 수락연설에서)
『서울을 살리기 위해 경기도가 희생을 해야 한다는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은 이제 서로 도움을 주고 필요성이 인정되는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
『세상 어느 장관이 대통령이 세 번이나 지시한 사항을 거역하겠는가』(환란공방과정에서)
◎후보검증 5제 손학규/‘제2이인제’ 비유는 이미지 훼손 모략 불과
여권이 「손후보YS한나라당」의 3각 커넥션을 주장하고 있는데.
『말도 안되는 황당한 얘기다. 검찰과 감사원의 봐주기감사 및 편파수사에도 불구하고 임창렬후보의 환란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자 여당측에서 급조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나는 지역구민과 경기도민의 심판을 받아 두번의 선거에서 당선돼 검증된 사람인 반면 임후보는 문민정부시절 오로지 김전대통령의 총애를 받아 차관보, 차관, 부총리로 고속 승진한 임명직 관료다. 커넥션이 있다면 임후보가 진짜 커넥션이다』
구여당 대변인과 보건복지부장관시절 여론과 인기를 지나치게 의식,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대변인시절 정치계의 신사답게 정치문화의 개혁을 위해 노력한 점은 당시 상대당 대변인조차 인정했다. 복지부장관 재임중 이해당사자로부터 욕먹을 것을 각오하고 3년동안 질질 끌어오던 한약분쟁을 주도적으로 해결했다. 나의 최대 장점은 바로 이같은 적극성과 추진력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손후보가 80년대 어려웠던 시절 도피성 유학을 떠났다고 주장하는데.
『본인이 유학을 갔던 80년 4월당시는 외국으로 도피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유신체제가 종식되고 정치적 억압이 제거된 80년 서울의 봄 상황에서 그동안 민주화운동등으로 충족시키지 못했던 지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유학을 떠났다』
여당은 손후보가 도지사직을 대권의 발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는데.
『이인제(李仁濟) 전 지사는 임기중 도정을 포기하고 대권에 도전해 그런 비판을 받았다. 현행법은 도지사가 도정에만 전념하게끔 임기중 다른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제도화했다. 본인은 경기도 발전이 우리나라의 도약을 위한 핵심적 요소라고 생각해 출마했을 뿐이다. 나를 「제2의 이인제」에 빗대거나, 경기지사를 대권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는 비난은 나의 깨끗하고 참신한 이미지에 먹칠하려는 음해 모략이다』
지난 정권에서 성장한 손후보가 작년 대선당시 한나라당과 YS가 불편한 관계에 있을 때 YS를 옹호하지 않은 점을 문제삼는 시선도 있는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나의 신조다. 경선과정을 통해 선출된 당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것은 당인의 당연한 도리이다』<신효섭 기자>신효섭>
□어록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경기도를 풍요의 땅, 기회의 땅, 한국경제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땅으로 만들어야 한다』(4월28일 당후보 경선대회에서)
『젊은 패기와 행정경험, 미래를 향한 안목을 가지고 있는 내가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내 6월4일을 통쾌한 승리의 날로 만들겠다』(〃)
『현 정권은 이 좁은 나라에서 동쪽은 포기하고 서남쪽은 독식하면서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선거에 정권의 운명을 걸고 있다』(지구당순방시 연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