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답변 신뢰감… “내년 사정호전”에 안도/실업사태 등 구체적 대응책 미흡 아쉬움도10일 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취임후 처음 가진 「국민과의 대화」를 지켜본 국민들은 적절한 시기에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어려운 경제상황을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유익한 기회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들은 김대통령이 올해 한해만 모두가 희생하면 내년부터는 반드시 사정이 호전될 것이라고 강조한데 대해 높은 기대를 나타냈으나 일부에서는 답변내용이 피부에 와닿기보다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며 아쉬워했다.
서울대 안청시(安淸市·정치학)교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특유의 달변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것 같다』고 호평하면서 『그러나 정계개편 방식에 대해서는 옛날 여당이 하는 것과 똑같이 대응하는 것 같아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승창(河勝彰) 경실련 정책실장은 『정부가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솔직히 밝히고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호소한 것은 바람직했다』며 『다만 경제난 극복을 위한 정부 정책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 점도 소상히 설명했어야 했다』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집행위원인 김호기(金晧起) 연세대교수는 『정리해고와 대량실업사태 등 난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풀어나가려는 자세에서 신뢰감을 느꼈지만 구체적인 대처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석연(李石淵) 변호사는 『대통령이 경제에 대해 자신에 찬 모습으로 비전을 제시한 것은 보기 좋았다』면서 『취임후 두달이 지나도록 국민들이 직접 피부로 못느끼고 있다는 지적은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주동(張株東·35·회사원)씨는 『대통령이 말했듯 「시집와서 두달 넘도록 왜 태기가 없냐」는 말에 동감이다』며 『재벌개혁 등 사회 전반적인 개혁조치를 차근차근 실천에 옮겨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의(李昭宜·22·연세대 사회학4)씨는 『대통령이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나와 까다로운 질문에 시달리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 아니겠냐』며 『기존의 실업자뿐아니라 예비실업자를 위한 고용대책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유진(朴有眞·28·주부·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씨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가슴을 열어 대화하는 대통령의 국정스타일이 마음에 든다』며 『오늘 국민과의 대화가 노사정이 공정한 고통분담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시민들은 PC통신이나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일부 질문자들이 개인적인 민원이나 상식에 크게 벗어난 질문을 한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김호섭·손석민 기자>김호섭·손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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