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바다를 끼고 북으로 곧장 올라가면 속초, 화진포, 고성, 통천읍이 있고 바로 그 위에 관동팔경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해금강 총석정이 있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오는 것이 송전(松田)해수욕장이다. 솔밭이라는 이름 그대로 키작은 다복솔이 온통 뒤덮이고 푸르른 바다를 끼고 끝없이 이어진 백사장이라는 말이 딱 떨어지는 새하얀 모래밭, 봄이면 온통 붉게 피어나는 산기슭의 진달래들, 명사십리 해당화보다 더 화려한 해당화…우리 집은 여기서 걸어서 1시간 반쯤이면 닿는 감나무 숲이 많은 아산리(峨山里)이다』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은 최근 그의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 서두에 자신의 고향 통천(通川)에 관해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정씨는 곧 「명사십리 해당화보다 더 화려한 해당화가 있는 곳」으로 노래한 고향 통천을 다시 찾을 계획이다. 이미 방북신청을 끝내고 북한쪽으로부터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금강산개발등 남북경협을 논의하기위해 고향을 찾았던 89년이래 두번째다. 이번엔 헐벗고 굶주리는 고향사람들을 돕기위해 소 1,000마리를 몰고 가려 한다. 성공한 출향인이 푸짐한 선물보따리를 들고 고향을 찾는 그런 정겨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귀향길 연도변에는 축하객이 몰리고 또 마을잔치엔 구경꾼까지 떠들썩하는 것이 우리 인심이다. 그러나 판문점을 여는 문제로 현재 북한이 고민에 빠져 있다고 한다. 아마도 판문점이 그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긴장과 대결의 장소」로 남아 있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새정부는 「햇볕론」으로 북한의 개방을 설득하고 있다. 골자는 그들을 자극않고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비료 없이는 살 수 있어도 자주권 없이는 살 수 없다』는등 교조주의로 맞대응한다. 북한이 더이상 고향을 그리는 노(老)기업인의 희망을 꺾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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