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국민과의 TV대화」는 당선자 시절의 그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1월18일 첫번째 TV대화가 경제적 위기상황에도 불구, 당선 축하의 분위기가 곁들여진 화기애애함 속에서 진행됐다면 이번엔 어렵기만한 현실의 무게가 보다 부각됐다.『집권 2개월반만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얘기해 달라』는 다소 볼멘 소리도 거침없이 터져 나왔다. 실업사태와 외환위기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근로자와 기업들은 서로 다른 목소리로 김대통령에게 더 나은 해결책을 요구했다. 김대통령은 경제현안에 대해 단호하고 확신있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대통령은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각종 경제지표와 통계수치를 일일이 인용해 가며 『5월말까지 도태돼야 할 기업을 가려내겠다』 『대기업 개혁에 대해선 내가 그렇게 간단한 사람이 아니다』 『정리해고는 최대한 억제하지만 불가피하면 수용해야 한다』는 등 경제주체 모두에 고통의 감내를 간곡히 호소했다.
첫번째 TV대화 때에는 시도되지 않았던 「즉석 자유질문」은 행사 자체의 긴장감을 떨어 뜨렸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됐다. 『보다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김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5∼6개의 자유질문이 이뤄졌지만 민원성 요청이 나오고 개인의 신상발언이 이어졌다. 다만 대통령에게 서로 질문을 하려고 목청을 높이는 등 생생하고 열띤 분위기는 사 줄만 했다. 김대통령은 정리되지 않은 자유질문 과정에서도 특유의 재치를 발휘, 『길게 말하지 말고 질문을 하세요』라고 말해 폭소와 함께 박수를 받았다.
김대통령은 정치현안중 대야(對野)관계에 대해 지난번 TV대화때에는 협조요청에 무게를 두었으나 이번엔 『야당의원 영입은 4·11 총선 결과로의 원상회복』이라고 말하는등 상대적으로 강한 입장을 보였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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