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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열풍과 과학투자(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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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열풍과 과학투자(社說)

입력
1998.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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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암이 정복될 것인가. 미국에서 「엔도스태틴」과 「앤지오스태틴」이란 기적의 암치료제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세계가 흥분하고 있다. 암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들은 임상실험을 자청하는 가 하면 환자 가족들은 『집을 팔아서라도 약을 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새 치료제는 암에 대한 접근방법부터 기존 치료제와 다른데다 쥐를 통한 실험에서 거의 완벽한 치료효과를 나타냈다고 한다. 인류의 숙원인 암정복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점에서 쥐실험 결과가 그대로 인간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열망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기존의 암치료제는 암세포를 죽이는데 치료의 중점을 두었다. 이때문에 암을 치료하다가 암세포의 항성을 키워주고 전이를 막지 못하는 허점이 있었다. 이에 비해 단백질의 일종인 엔도스태틴등은 혈액의 흐름을 차단해 암세포를 고사시키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디어가 독특한데다 치료에 실패하더라도 암세포의 항성을 길러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암정복에 한발 가까이 간 것만은 사실이지만 지나친 환상이나 맹신은 금물이라고 이를 개발한 하버드의대의 주디 포크먼박사는 경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획기적인 암치료제로 관심을 모았던 인터페론등 치료제의 90%가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졌거나 개발됐더라도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엔도스태틴등도 현재 쥐실험이 끝난 단계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남겨놓고 있다. 학자들은 한결같이 쥐와 인간은 다르다고 강조한다. 쥐실험 결과는 좋았으나 인간의 임상실험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수없이 많았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세계는 새 암치료제의 임상실험 성공을 기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제 르네상스를 구가하고 있는 미국의 저력을 주목하고, 21세기에는 과학의 힘이 더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임을 절감하고 있다. 미국은 앞서 제2의 성혁명을 몰고온 발기불능치료제 「바이애그라」를 개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바이애그라」를 개발한 회사는 돈방석에 앉았다는 보도인데 만일 엔도스태틴등 새 암치료제가 임상실험에 성공하면 그 폭발력은 상상을 불허할 것이다. 자동차 몇천만대를 수출해 얻는 돈을 순식간에 벌어들일 것이다. 이약을 개발중인 엔터메드社의 주가는 개발사실이 보도되자 하룻밤새 5배나 치솟았다.

자원이 없어 어느 나라보다도 과학입국이 절실한 우리는 바이애그라와 엔도스태틴등 신약개발의 의미를 차분하게 되새겨야 한다. 21세기 첨단과학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과학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바이애그라와 엔도스태틴 열풍이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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