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재개’ 당초 날짜 맞추기/“서둘다 큰사고” 전문가 지적서울시가 중랑천 범람으로 침수된 지하철 7호선에 대해 정밀안전진단도 실시하지 않은채 11일부터 전동차 운행을 재개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하터널 구조의 안전성이나 지반침하 여부 등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진단을 하지 않고 서둘러 운행할 경우 추가사고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개통시기를 미루더라도 충분한 안전진단을 실시한 뒤 운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7,8일 이틀동안 침수사고현장에 대한 예비안전점검을 실시한 전문가들은 태릉입구역과 하계역의 경우 계전기 차단기류 컴퓨터통신장치 정류기 등 신호시설은 모두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릉입구역은 전기기기및 전원접지 정보케이블 등 전자장비를 모두 교체해야 하고 마들 노원 중계 하계 등 4개역은 침수된 터널의 통신케이블이 모두 불량판정을 받아 새로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 안전점검에 참여한 한국산업안전공단 정기택(鄭岐澤) 건설안전지원국장은 『80만톤의 물이 지하로 밀려 들어왔다는 것은 80만톤의 압력이 한꺼번에 지하터널 구조에 가해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콘크리트 구조물의 안전은 물론, 전기설비 통신 등 기계적으로 점검해야 할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닌데 운행을 강행할 경우 자칫 구조물 붕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4, 5일간 터널안에 물이 차 있었기 때문에 물을 빼고 뻘을 제거한 뒤에도 수십차례의 시운전을 거쳐 지반 침하나 선로이상 여부를 총체적으로 점검한뒤 운행 재개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로에 설치돼 전동차끼리 충돌을 예방하는 열차자동제어장치(ATC)를 복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동으로 운행할 경우 충돌로 인한 대형사고도 우려된다.
서울시는 역지휘본부와 열차에 연결된 통신장치를 통해 기관사에 운행속도와 열차간격 등을 지시하는 원시적 방법으로 전동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운행및 통신설비가 완전 자동화된 5, 7, 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의 경우 기관사들이 수동신호 등에 의존해 운전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불안한 운행」을 할 수 밖에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콘크리트는 물을 흡수할 경우 오히려 강도가 높아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터널구조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면서 『배차간격을 10분으로 늘려, 충돌 등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운행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변형섭·이주훈 기자>변형섭·이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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