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중국에서 망명한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와 여광무역 연합 총회사 총사장이었던 김덕홍(金德弘)씨가 망명 1년을 맞아 7일 내곡동 안기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쪽생활」의 소회를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요지.
일전에 강연에서 대북 비료지원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비료를 주면 안되겠다고 한 게 아니라 북한의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비료보다 식량을 주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주체사상의 변화 없이 북한의 진정한 개혁·개방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주체사상은 수령절대주의로 변질됐다. 일반대중은 김정일 개인숭배만 알 뿐 주체철학이 뭔지 모른다. 주체사상은 꼭 허물어 질 것이고 만약에 이론적인 문제라면 우리들이 그것을 허물 수 있다』
베이징(北京)회담에서 남측이 주장한 상호주의원칙을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은 항상 실리를 따먹고 그게 잘 안되면 위협 공갈하고 하는 식이었는데 이번에 콧대를 꺾어놓았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었다』
1년간 어떻게 지냈으며 가장 감명 깊었던 점은.
『여기와서 제일 감동한 것은 대학입시때 학교 후배들이 새벽부터 시험장에 나가 축구경기 응원하듯 시험 잘 치라고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민족의 저력이라 믿었다. 금모으기 운동도 그렇다』
남한사회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것이 제일 큰 불만이다. 북한은 탁아소 유치원생에서 고등 중학교 학생까지 한창 먹을 나이에 하루 죽 한 끼 두 끼니도 못먹고 자라고 있다』
지난 1년간 인간적 고뇌가 있었다면.
『가족들 사진보는게 겁이 나고 그것만 보면 잠이 안온다. 그래서 아예 보지 않으려고 맨 구석자리에다 사진을 갖다 놓았다. 그러나 개인생명보다는 가족생명이 중요하고 가족생명보다는 민족의 생명이 더 귀중하다고 생각한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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