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업종 4∼5개로 축소… 車 사업엔 신축적 입장/두산,23개계열사 4개로 통폐합맥주사업 분리본격적인 재벌개혁이 시작됐다.
삼성그룹은 6일 주력업종을 현재 10개에서 내년말까지 전자 금융 서비스등 4∼5개로 대폭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획기적인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두산그룹도 이날 주류 유통 기계 등의 23개 계열사를 4개로 통폐합하고 맥주사업을 벨기에 인터블루사와의 합작법인인 (주)한벨에 양도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계획을 증권감독원에 신고했다.
삼성은 연내에 5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키로 하고, 이를 위해 11일 10명의 그룹회장·사장단으로 구성된 외자유치단을 미국에 파견키로 했다. 또 서울 남대문사옥 및 국내외 자산 매각으로 앞으로 5년간 29조원의 부채를 갚고 현재 317%인 부채비율을 내년까지 197%로 낮추기로 했다.
삼성은 자동차사업과 관련,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되 정부의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이는 포드와의 전략적 제휴협상이 결렬되거나 정부가 현대 대우 기아자동차등 기존 3사체제로 구조개편을 할 경우 삼성이 자동차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의 이번 발표는 구조조정이 미흡하다며 강력히 불만을 표시해 온 정부의 입장을 수용해 재계수장으로서 구조조정을 선도하기 위한 포석이 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발표를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회위원장이 사실상 주도한 것과, 그 내용이 ▲주력업종으로의 개편 ▲비주력업종 매각 및 합작 ▲적극적 외자유치 등 10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앞두고 정부가 강력히 요구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6월 지방선거와 제2기 노사정 체제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삼성측의 「성의 표시」도 상당히 작용했다.
삼성의 구조조정 개혁안은 미국 골드만 삭스의 용역결과를 대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 삭스는 삼성이 강점을 갖고 있는 전자 금융을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고, 중공업 기계 화학 건설은 정리하도록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중장비부문을 스웨덴의 볼보 및 미국 클라크에 매각하는 등 현재까지 총7억8,000만달러어치를 처분했다. 또 GE에는 합작사업중인 의료기사업, 휴렛팩커드에는 49%의 지분을 참여중인 한국휴렛팩커드의 경영권양도나 자산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비주력업종은 직원들의 동요와 금융 및 국내외거래선과의 마찰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은 현재 전자 기계 화학 자동차 조선 유통 의류 부동산개발 언론 기타서비스(금융 포함) 등 10개 업종을 영위하고 있다. 이중 4∼5개업종을 주력업종으로 선정함에 따라 기계 화학 의류 부동산 등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마무리된 총수의 주력사 대표이사 등재 및 기조실 해체 등 기업지배구조개혁이 재벌개혁의 첫단추였다면, 이번 사업구조재편은 「몸통」인 선단식 경영의 해체로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이의춘 기자>이의춘>
◎삼성 구조조정 내용
■사업구조의 획기적 재편
▲99년말까지 현재 10개 업종을 전자 금융 서비스를 포함한 4∼5개 핵심업종으로 재편(주력계열사의 과감한 통폐합) ▲GE 휴렛패커드 등 세계적 업체들과 사업양도 및 자산매각 상반기중 추진 ▲건설장비및 지게차사업, 스웨덴 볼보및 미국 클라크사에 각각 매각 완료 ▲미국 해외법인 3개사도 5,000만달러에 매각
■주력사업의 자본 순혈(純血)주의 지양
▲전자 금융 등 주력업종은 삼성의 울타리가 아닌 독립된 전문기업으로 육성, 자본의 순혈주의를 지양 ▲삼성전자와 전자부품사의 통폐합 추진 ▲반도체 정보통신 전자산업을 각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표사업으로 육성 ▲자동차산업은 정부의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에 적극 협력(사업계속여부 정부당국과 협의), 외국업체와의 제휴및 외자유치 추진 ▲금융부문은 경쟁력있는 사업중심으로 선별 육성하며 경쟁력이 취약한 부문은 외국자본과 제휴
■99년말 부채비율 197% 달성
▲그룹 부채비율을 99년 197%, 2002년 선진국 수준인 124%수준까지 낮추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건전화 ▲자산매각 증자 해외자본유치 등 추진 ▲98년부터 2002년까지 총 29조원의 부채 상환
◎他그룹 움직임/현대鄭회장 방북 연계說, 오늘 계획발표/LG전자·화학 주력 30억달러 외자유치/대우5∼6개 정도 주력업종 선정 가능성/SK에너지화학·情通 등 4개업종 확정
삼성그룹을 필두로 재계는 구조조정계획을 잇따라 발표할 계획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0일까지 시한을 박아 가시적 성과를 내놓도록 강도높게 요구함에 따라 재계는 물밑으로 추진해오던 외자유치 계열사축소 등 개혁의 성과와 방향을 선보이게 된다.
현대그룹은 7일께 종합적인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심비오스 매각, 현대자동차 3억달러 유치 등 가시적 성과를 내놓은 데다 진행중인 구조조정계획이 경영여건상 공개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 때문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는 1월 발표한 1차구조조정안과 주거래은행에 제출한 재무구조개선 방안을 토대로 보다 구체화한 개혁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외자유치의 경우 50억∼60억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도 계열사 매각 합병 외자유치를 골자로하는 구조조정계획안을 7일께 발표할 계획이다. 이미 전자와 화학으로 주력업종의 가닥을 잡은 LG는 발표를 통해 LG정유의 5억달러 도입 등 기존의 해외자본유치 금액을 3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발표를 계기로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선정 관련 검찰수사로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회복한다는 방침아래 상당한 수위의 개혁방안을 포함키로 방침을 세웠다.
대우그룹은 5일 김우중(金宇中)회장이 귀국함에 따라 곧 사장단회의를 거쳐 발표 시기 및 내용을 확정키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50억달러 규모로 알려진 미국 GM과의 협상이 가닥이 잡혔고 수출총력체제에 돌입한 계열사들의 수출실적이 호전됨에 따라 별도로 발표할 사안은 많지 않다』면서 『발표를 한다면 5∼6개정도의 주력업종을 선정하는 문제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물류서비스 금융을 4개 주력업종으로 확정하고, 20억달러선의 외자유치를 골자로 한 구조조정안을 7일 발표한다. 그룹 관계자는 『지분매각 등을 통한 국내자금 조달방안이 포함될 것이며 45개인 계열사의 축소문제도 거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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