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분야로 세계 최대 규모/“350억弗에 매입” 세계 3위 車 부상/‘고급차+경차’ 시너지효과 클듯세계 자동차 업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독일 고급차의 상징 다임러 벤츠와 미국 「빅3」중 하나인 크라이슬러의 합병추진은 최근 거세게 일고 있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 움직임과 관련, 예견됐던 일이다. 특히 크라이슬러는 다임러 벤츠와 합병을 추진하기에 앞서 지난해 이미 독일 BMW사와 인수합병을 추진했던 것으로 밝혀져 파트너가 누구인가가 문제가 됐을뿐 뉴욕 월가에서는 시간문제인 것으로 알려져왔다. 두 회사의 합병은 제조업계 분야의 합병으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제너럴 모터스(GM), 포드와 함께 미국 3대 자동차 메이저로 성가를 높였던 크라이슬러는 90년대초 신차개발 실패와 해외진출에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면서 경영에 큰 압박을 느껴왔다. 특히 GM, 포드가 신흥시장인 아시아에서 시장개척에 상당한 성과를 거둔 반면 크라이슬러는 수출선 다변화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다임러 벤츠도 크라이슬러 못지않게 최근 인수합병에 강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경쟁사인 BMW가 세계 명차의 상징인 영국 롤스 로이스사를 합병하자 자국내는 물론 유럽내 자동차 시장에 상당한 위기위식을 느껴왔던 게 사실이다. BMW는 이미 영국 오프로드 전문메이커인 랜드로버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벤츠크라이슬러의 인수합병 외에 폴크스바겐이 모기업인 아우디사도 이탈리아 고급 스포츠카 제조업체인 람보기나와 제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일단 이번 벤츠크라이슬러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벤츠가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아직 양쪽 이사회의 정식승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벤츠측이 크라이슬러 주식시가총액인 270억달러보다 무려 80억달러가 많은 350억달러에 크라이슬러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크라이슬러측은 6일 정기이사회를 통해 인수합병을 정식 안건에 올릴 계획이고, 벤츠측도 이날 특별이사회를 열어 합병문제를 완전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양사의 인수합병이 실현될 경우 합병규모는 600억달러, 매출규모로는 1,300억달러에 달해 일본 도요타 자동차를 제치고 GM(1,780억달러), 포드(1,530억달러)에 이어 세계 제3위의 자동차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또 경차와 미니밴, 다목적차량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크라이슬러와 대형 고급차 전문업체인 벤츠와의 인수합병은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황유석 기자>황유석>
◎한국에 어떤영향 미치나/국내車업계 적자생존 위해/구조개편 본격화 불가피
벤츠와 크라이슬러사이의 대륙간 빅뱅이 바다를 건너 국내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 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외시장에서 기존의 강자들마저 합병을 통해 더욱 규모를 키움에 따라 국내업체들도 대형화라는 세계적 추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자동차 시장은 과잉공급 상태에 빠져 있다. 따라서 해외시장 진출이 생사를 건 탈출구가 되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에는 규모의 경제가 가장 중요한 필수조건이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산업은 기아자동차의 처리결과를 고비로 2사 또는 3사 체제로 자연스럽게 재편될 전망이다. 다만 세계 자동차 시장의 빅뱅교훈에서 보듯 시장원리에 의해 구조개편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장학만 기자>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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