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02년 월드컵축구 주경기장으로 상암구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로써 상암구장 건설백지화, 잠실경기장 개축, 인천 문학경기장을 둘러싼 3개월동안의 갈팔질팡이 끝나게 됐지만 국력소모는 물론 국제신뢰도와 이미지 추락등 잃은 것이 너무 많다. 다시는 경제와 정치논리로 인한 이같은 혼선이 월드컵축구 준비과정에서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다.이제 남은 과제는 상암구장을 대회에 늦지않게 활용성과 한국건축미를 살려 건설하고 월드컵준비를 빈틈없이 하는 일이다. 2002년 월드컵대회까지는 불과 4년이 남았다. 국제축구연맹(FIFA)규정에 맞는 6만5,000석의 경기장을 짓는데 3년∼3년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빠듯한 기간이다.
아무리 21세기를 맞는 상징물이 될만한 멋진 구장을 짓는다고 하더라도 활용도가 낮으면 잠실경기장처럼 죽은 구장이 돼버린다. 상암구장 건설이 우여곡절을 겪었던 것도 IMF시대란 경제적 이유도 있었지만 많은 돈을 들여 구장을 지은 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었다. 상암구장 건설에는 이 점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이를 위해서는 상암구장을 축구전용구장 뿐만 아니라 레저 및 휴식의 복합공간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랑스 월드컵구장이나 요코하마(橫浜)구장이 좋은 본보기다. 다행히 상암구장도 시민들의 휴식과 만남의 광장이 되도록 스탠드 아래 공간에 헬스클럽 볼링장 테니스장 수영장등 체육·레저시설과 호텔 비즈니스클럽 극장 전시장등을 마련할 계획이라니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축구전용구장의 활용도는 무엇보다 수준높은 축구경기를 얼마나 개최하느냐에 달려있다. 축구계는 월드컵개최를 계기로 축구의 수준을 높이고 월드컵이 끝난후 상암구장에 축구경기를 유치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은 상암구장을 한국축구의 메카로 만들고 항상 관중석이 텅비어 있어 가슴을 태우던 한국축구의 숙원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다.
상암구장 건설로 주경기장문제는 해결됐으나 월드컵축구를 개최하는 지방의 9개구장 건설 문제가 남았다. 그동안 주경기장 건설문제 때문에 지방구장 건설문제는 관심밖에 머물렀다. 지방은 재정등 모든 분야에서 서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므로 대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건설비 마련 및 활용도 제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2002년 대회는 21세기들어 처음 열리는 월드컵축구다. 이를 인류의 축제로 승화시키려면 월드컵조직위원회의 활동이 보다 강화되어야 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별한 관심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우리의 준비는 일본보다 2년이상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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