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끈질긴 설득에 실내체육관 제공키로/전국대학중 첫 ‘개표장’서울대 실내체육관이 6·4지방선거 개표장으로 이용된다. 선거에서 대학내 시설이 개표장으로 개방되기는 서울대가 처음이다. 지금까지 개표장은 개표안전을 위해 대부분 초·중·고교 시설을 이용해왔다. 특히 중앙선관위는 92년 대학생들의 구로구청 개표방해 사건이후 내부지침으로 대학시설 이용을 못하도록 했었다.
서울대가 실내체육관을 개방하기까지는 관악을선관위와 서울대 사이에 두달 가까이 끈질긴 줄다리기가 있었다. 총 선거인수가 20만8,000명으로 전국 두번째 「거대 선거구」인 관악을선관위는 기존에 이용하던 두군데 고교체육관 시설이 협소해 동시선거 개표에 어려움이 많자 3월초 서울대의 문을 두드렸다. 서울대의 대답은 「불가」였다. 『전례가 없는데다 체육 수업에 지장이 많다』는 이유를 들었다. 관악을선관위는 포기하지 않고 공문을 몇차례 보내고 관계자가 직접 수차례 방문하는 등 집요하게 개방을 요구, 2개월여만에 서울대의 손을 들게 했다.
서울대는 이달 초 총장주재로 보직교수 회의를 열어 학사일정을 조정하고 체육관 바닥 손상을 막기 위해 깔개를 까는 조건으로 체육관 사용을 허용했다. 서울대의 결정에는 이해찬(李海瓚) 교육부 장관의 지역구가 관악을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개표장의 규모는 1,200평. 관악을선관위가 이전에 이용하던 고교시설보다 6배나 큰 것으로 중앙선관위는 전국 개표장중 최대규모로 파악하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마포을선관위가 홍익대체육관을, 동대문을선관위가 서울시립대 체육관을 개표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학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관악을선관위 한영수(韓永守·44) 관리계장은 『선거를 바라보는 대학생들의 의식도 성숙된 만큼 서울대 재학생들을 개표 자원봉사자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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