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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뒤흔든 한밤의 총성…/교황청 경호대장 피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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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뒤흔든 한밤의 총성…/교황청 경호대장 피살 충격

입력
1998.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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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출신 첫수비대장 에스테르만 임명 당일 부인과 함께 살해돼/“정신이상 부하가 범인” 발표 불구/치정살인설·자리암투설 등 분분4일 밤 9시(현지시간) 지상에서 가장 신성한 바티칸 성채. 경건한 고요와 평화가 몇 발의 요란한 총성으로 깨졌다.

교황의 경호와 바티칸 치안을 책임지는 스위스 수비대장으로 이날 임명된 알루아 에스테르만(44)이 바티칸 내 자신의 아파트에서 피살된 것이다. 부인 글라디스 메사 로메로(43), 수비대 장교 세드리치 토네이(23)도 함께 시체로 발견됐다. 교황청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생명의 은인이 피살된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전 세계의 가톨릭 신도들은 바티칸에서 일어난 총격 살인에 경악했다.

교황청 대변인은 『수비대 장교 토네이가 정신착란을 일으켜 권총으로 에스테르만 대장과 부인의 집을 찾아가 살해하고 자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언론들은 교황청의 발표에 즉각 의구심을 제기하고 나섰다. 스위스 수비대원은 30세 이하의 가톨릭 신도로 신장 174㎝ 이상의 신체와 정신이 건강하고 이탈리아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 중에 엄선한다는 점을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에스테르만의 피살 배후에 대해 베네수엘라 출신인 미모의 부인 로메로에 대한 치정살인설 또는 수비대장 임명과 관련된 자리암투설 등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임자인 로널드 부흐 수비대장의 사임에 따라 살해된 당일 임명된 에스테르만은 평민 출신으로 최초의 대장직에 오른 인물. 그동안 수비대장은 귀족장교의 전유물이었다. 에스테르만은 자신의 생명을 던져 교황을 구출할만큼 용감한 그림자 경호로 유명했다. 그는 81년 5월 터키인 테러리스트 알리 아흐자가 성 베드로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교황을 향해 저격 했을 때 몸을 던져 교황을 살렸다.<배국남 기자>

◎교황경호 스위스 수비대/1506년 창설… 옥쇄 경호 불문율

스위스 수비대는 스위스 군인들의 용맹에 감동한 교황 율리우스 2세가 1506년 창설했다. 대원들 사이에는 죽음으로 교황을 지킨다는 것이 불문율이다. 1527년 정복자 찰스 6세가 로마 교황청을 침략했을 때 스위스 수비대 147명 전원은 죽음으로 교황 클레멘스 7세를 지켰다. 또한 미켈란젤로가 직접 디자인한 파랑 노랑 빨강이 어우러진 제복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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