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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융계 재편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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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융계 재편 초읽기

입력
1998.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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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유러 출범 앞두고/금리조정·M&A 등 통해/경쟁력 강화 급물살유럽 금융시장이 내년 1월 1일 유러화의 출범을 앞두고 발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유럽통화동맹(EMU) 각국들은 금리 등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동요인을 자국에 유리하도록 조정하는 한편 물가안정과 실업률 낮추기 등 경제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일은 유러화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예상보다 빨리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관계자들은 이자율을 현재 3.30%에서 올 연말까지 3.80%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분데스방크 관계자들은 만약 독일의 채권 및 외환시장에서 마르크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이자율을 더 인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독일은 EMU 11개국중 가장 낮은 이자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자율을 인상할 경우 경제력이 비교적 탄탄한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도 이자율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제력이 약세인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은 오히려 이자율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EMU 11개국의 실질 이자율은 올 연말 당초 예상한 3.70% 보다 높은 3.9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이번에 새로 구성된 유럽중앙은행(ECB)의 6인 이사회는 강력한 반인플레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7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개시할 ECB는 각국의 이자율과 화폐가치의 재평가 등 통화 정책을 조율할 예정이다. 하지만 ECB 총재가 우여곡절 끝에 선출됨으로써 유러화가 중앙은행의 통제하에 새로운 화폐로 기능하기 보다는 각국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ECB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까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ECB의 장기적인 신뢰도와 단일 화폐에 대한 안정성이 훼손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이때문에 유럽 각국의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은행 등 금융기관의 인수·합병이 가속화해 자국에 유리하도록 금융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의 재편은 독일과 네덜란드를 축으로 하는 게르만 계열과 프랑스 이탈리아를 축으로 하는 라틴계열과 나뉘어 상호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본력이 있는 독일과 네덜란드가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다른 EMU국가들의 금융기관들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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