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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산업 육성 급하다/金昌達 전 한국종합기술금융사장(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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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산업 육성 급하다/金昌達 전 한국종합기술금융사장(특별기고)

입력
1998.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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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첨병 역할/고용 증대위해 긴요/정부 직접지원 보단 여건조성에 힘써야”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출범으로 세계가 거대한 하나의 시장경제체제로 통합되어 가고 있다. 종래에 누려왔던 정부의 보호막이 제거됨에 따라 기업들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세계의 모든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된지 수년이 됐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들은 첨단산업이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상승하고 정보통신이 발달함에 따라 근로자 기업가 정부관리 가정주부 등 각 경제주체로부터의 욕구 및 각종 수요는 다양화·다변화해 가고 있다. 이런 욕구를 충족하는데는 생산지향성이 강한 대기업보다는 아이디어 적응력이 강하고, 의사결정이 신속·유연하며 순발력이 강한 벤처기업이 적합하다.

다행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새정부는 벤처산업 창업 및 육성을 강조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벤처산업은 산업구조조정의 첨병 역할을 할 수 있고 고용증대를 위해서도 긴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벤처산업이 제대로 발전했을 때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벤처산업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다양한 지원책만 나열한다고 해서 기대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수는 없다.

첫째 벤처산업에 대한 정부의 직접지원은 효과가 적을 것이다. 정부가 벤처기업을 직접 지원할 경우 시장이 원하는 진정한 최종강자를 선별하기가 어렵다. 직접지원 대신 정부는 벤처정신이 살아날 여건조성, 즉 기업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힘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둘째 정부출연연구소 대학연구소 등에서 개발한 기술들이 필요한 기존기업 및 신규창업하려는 기업인에게 연결되는 메커니즘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또한 연구소의 연구개발결과를 기업에서 제품화시키기까지의 응용개발과정을 지도보완하는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

셋째 벤처기업의 정의문제이다. 미국의 경우 가장 돈이 잘 벌리는 기업에 돈이 몰리게 된다. 70년대 후반부터 소위 첨단기업이 재래업종보다 돈이 잘 벌리기 때문에 그쪽으로 돈이 몰려들어 오늘날의 정보통신기술 유전공학기술 등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벤처기업의 정의가 「벤처기업육성특별법」에 정해져 있으므로 기업들은 지원을 받기 위해 이 규격에 맞추려고 노력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기업은 이미 벤처정신을 상실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넷째 벤처기업에 자금이 몰리려면 일정기간후 상당한 투자수익과 함께 자금회수를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외부투자자 뿐만 아니라 벤처기업인도 수익회수장치가 마련되어야 미국의 벤처기업인이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을 위하여 도전하는 것처럼 코리안 드림의 실현을 위하여 도전할 것이다. 현재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대기소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코스닥(장외주식시장)의 활성화에 노력이 집중돼야 할 것이다. 벤처캐피탈이 벤처기업에 돈만 지원해서는 일반 금융기관과 다를 바 없다. 벤처기업을 성장·육성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돈+벤처육성」의 노력을 동시에 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경제를 조속히 구조조정하고 활성화하려면 벤처기업의 장점인 유연성과 의사결정의 신속성, 그리고 창의적 기업가 정신이 대기업으로 확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벤처산업의 문제점과 그 효율적 육성방향을 정립하기 위해 벤처전문가들로 구성되는 벤처기업활성화 대책위원회를 시급히 발족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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