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환영… ‘이’는 반대고수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은 4일 영국 런던에서 지난해 1월 이스라엘군의 헤브론 철군을 끝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중동평화과정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총리 및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별도 연쇄회담을 가졌다.
미국은 이날 팔레스타인 독립국이 선포될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측의 13% 추가 철군안을 골자로하는 중재안을 처음으로 공식 제안했다. 중재안은 이스라엘측에 서안지역 13%에서의 12주내 철군과 함께, 오슬로협정의 합의정신에 따라 연말까지 추가적 철군과정을 이행토록 권고했다. 대신 팔레스타인측에는 이스라엘의 요구대로 최종 평화회담에 앞서 하마스(HAMAS) 등 점령지 내 이슬람 과격세력에 대한 구체적 선(先)조치를 촉구했다.
이같은 중재안에 대해 팔레스타인측은 대체로 지지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 앞서 앨 고어 미부통령과 비공식 접촉을 가진 아라파트 수반은 『팔레스타인측은 당초 40%의 추가철군을 요구했으나, 평화과정의 시급한 회복을 위해 미국측의 13%안을 수용했다』며 『따라서 런던 회담의 성패는 이스라엘측의 중재안 수용 여부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스라엘측은 중재안의 13% 철군안이 이스라엘 안보에 「치명적인 수준」이라며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측은 헤브론 철군 당시 이미 서안 점령지역의 27%에서 철수한 만큼, 13% 철군안을 받아들일 경우 40% 철군이라는 안보의 상징적 마지노선이 무너지게 되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탄야후 총리는 이에따라 올브라이트 장관과의 회담에서 당초 고집했던 9% 대신 11% 철군안을 수정제의할 방침을 흘리는 등 나름대로의 절충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스라엘측은 이날 주의제와는 별도로 가자지역 팔레스타인공항 개설 및 이스라엘·가자 국경선 지역의 산업단지 건설문제 등 일부 팔레스타인측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신축적 입장을 보여 평화과정 재개를 위한 최후 협상여지를 남겨놓는데 주력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할 때, 성패와는 관계없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조만간 네탄야후와 아라파트간 최후 담판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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