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이모씨는 2년전 집안 어른 병구완 때문에 급하게 빌려 쓴 돈이 많다. 그동안 저축했던 돈을 모두 빼내 쓴 것은 물론 사채 빚도 2,000만원 가까이 졌다. 빠듯하지만 천천히 갚을 요량을 했던 이씨는 지난해말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막막한 심정이 됐다. 불황에 돈 나올 구석은 뻔 한데 채권자들의 빚 독촉은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이다. 신용불량자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주)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신용불량 전산망에 오른 사람은 215만명. 전체 신용거래자 2,000여만명의 11% 규모고, IMF 지원체제 이전인 지난해 10월말 190만명에 비해 13% 늘었다. 한신평은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6월말에는 신용불량 건수가 509만건, 불량자는 2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불량 가운데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카드 대금 연체다. 카드는 6개월 이상 5만원 넘는 빚을 갚지 못하면 「주의거래자」로 등록돼 채권자의 독촉이 시작된다. 신용불량 상태가 이어지면 빚 진 사람들은 결국 재산 가압류 등의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상태가 되기 전에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신용을 회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대환대출 이용◁
카드대출을 다른 대출상품으로 전환해 이자부담을 줄이는 방법. 개인의 카드사용대금을 금리가 낮고 상환기간이 긴 가계일반대출로 전환할 수 있다. 대환(貸換) 조건은 은행마다 차이가 있으나 보통 카드대금 300만∼500만원을 3∼6개월 이상 연체한 경우다. 카드연체 이자는 연 30%인데 가계대출 이자는 18%정도니까 그만큼 숨통을 틀 수 있다. 월수입이나 다른 카드·대출연체 유무 등이 중요한 대환조건이며 보증인이나 담보도 필요하다. 다른 카드 신용불량이 걸려 있다면 그 카드는 대출자 명의 변경으로 대환조건을 맞출 수 있다.
▷최초 연체일 연장◁
신용카드는 불량정보를 규제할 때 기준 시점이 되는 최초 연체일로부터 가산하게 되므로 최초 연체일을 연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카드 대금은 연체 대금을 모두 상환하지 않더라도 첫 번째 해당 월 청구 금액만 상환하면 최초 연체일이 다음 달로 넘어가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채권회사와 수시로 연락◁
채권자인 카드회사 담당 직원과 수시로 연락해 ▲당장 변제 능력이 없다 ▲언제까지 갚겠다는 답을 주어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은행 카드는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 분기별로 은행이 손실 처리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연체자에게 이자와 대금 상환을 요구하게 된다. 이때 경우에 따라 연체 이자를 전액 탕감해 주는 경우도 있다.
▷카드수 구조조정◁
지갑에 꽂혀있는 대여섯개의 카드를 과감히 버리는 일도 필요하다. 일반 직장인들은 대개 2∼3개에서 많게는 10개가 넘는 카드를 가지고 있다. 평소에 카드를 모두 쓰지는 않겠지만 급작스런 경우가 생기면 이것 저것 꺼내 쓰기 마련이고, 이 때문에 여러 개 카드가 동시에 대금지불 연체에 걸리는 경우도 생긴다. IMF 체제에 걸맞게 꼭 필요한 카드 1∼2개로 숫자를 줄여야 한다.
▷수시로 자기신용평가◁
카드회사에 자주 연락해 자신의 신용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한신평같은 신용평가기관에서도 개인 신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신평 민원상담실(0237711452∼3)에 문의하거나 PC통신 01420 접속→9.자기신용정보조회 메뉴 선택→주민등록번호 신용카드번호 비밀번호 입력하면 자신의 신용정보를 알 수 있다. 만들어 놓은 신용카드 종류, 신용카드 할부 구입 내역, 불량거래 내용은 물론 자신의 신용을 알아 보기 위해 어디서 이 내용을 조회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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