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제지 인수로 시장점유율 63.8%/공정위 “독과점우려… 1년內 팔아라”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기업을 인수한 외국기업에 대해 독과점을 초래한다는 이유를 들어 특정사업을 포기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30일 쌍용제지를 인수한 미국의 다국적 기업인 프록터 앤드 갬블(P&G)사에 대해 쌍용제지가 보유중이던 생리대 생산설비와 특허권, 상표권 등 산업재산권을 1년내에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국내시장에서 이미 한국P&G를 통해 생리대시장에 진출해 있는 P&G측의 시장독점이 지나치게 심화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왜 제한했나
지난해말 현재 한국P&G의 생리대시장 점유율은 47.3%. 쌍용제지의 점유율 16.5%와 합쳐짐에 따라 점유율이 63.8%로 높아져 2위 업체인 유한킴벌리(21.8%)와의 격차가 더욱 큰 폭으로 벌어지게 된다.
P&G의 생리대사업의 경우 기업결합으로 P&G의 시장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지고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기업결합심사기준」에 따라 「인수불가」 판정을 내렸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독과점 폐해를 막기위해 자산총액이나 매출액(계열사 포함)이 1,000억원 이상인 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을 20%이상 취득하는 경우 반드시 신고토록 한뒤, 시장점유율이 1위로 50%를 넘거나 상위 3개사 합계가 75%를 넘는 경우 인수·합병(M&A)을 불허하고 있다. 공정위 당국자는 『국내업체였더라도 동일하게 적용됐을 것』이라며 『현행 심사기준은 외국보다 덜 엄격한 편』이라고 강조했다.<김동영·정희경 기자>
◎외국자본 유치 영향 미칠듯
■파장
우선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M&A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외국기업들은 주로 국내 공기업을 탐내고 있으나 대다수 공기업들이 독과점 상태여서 인수를 추진할 때 마다 독과점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또 20%이상의 주식 취득으로 독과점 우려가 있을 경우 공정위의 까다로운 승인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분참여 역시 최고 19%대로 제한될 수 있다.
공정위 당국자는 『외국기업들은 국내 시장점유율이 「제로」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 P&G와 유사한 사례가 빈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시장점유율이 큰 공기업 등을 인수할 경우에는 「P&G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기업간 M&A도 예외는 아니다.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 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 대우 기아의 자동차시장점유율은 46.3%, 27.1%, 24.4% 등으로 현대가 기아를 인수하게 되면 70%를 넘어선다. 물론 부실기업을 인수하거나 수출증진에 기여하는 경우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최근 대우자동차의 쌍용자동차 인수를 승인하면서 『독과점 폐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없다』고 전제한뒤 『한계기업으로 볼 수 있는 쌍용자동차 인수로 대우의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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