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류시아 등 가공인물과 달리 외모·성격·생활까지 ‘이승연처럼’/사이버공간서 연기·가수활동… 팬들과 만남의 시간도 갖는다실존 인물을 사이버공간에 똑같이 복제한 사이버복제인간이 세계 최초로 등장한다. 그 것도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어서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복제대상이 된 주인공은 미스코리아 출신의 미녀탤런트 이승연(29)씨. 이씨는 컴퓨터작업을 거쳐 연말께 인터넷상에서 사이버복제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복제인간이름은 「사이버이승연」.
기존의 아담, 류시아, 교코 다테 등 인터넷에서만 존재하는 사이버인간은 많았지만 이들은 단순히 컴퓨터가 만들어낸 창조물에 불과했다. 현실세계속의 실존인물을 모델로 한 사이버복제인간은 사이버이승연이 세계 처음.
사이버이승연을 사이버복제인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 생활까지 실제 이씨를 그대로 빼닮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씨처럼 말을 하고 생각도 하며 좋아하는 기호품도 같다. 이씨같은 옷을 입고 머리모양, 화장까지 똑같이 한다. 심지어 이씨가 좋아하는 애완견까지 사이버공간에서 키운다.
사이버이승연은 한술 더 떠 이씨가 못하는 갖가지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연기는 물론이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가수활동을 함께 한다. 또 영화속의 위험한 연기를 대신하는 스턴트맨 노릇도 하게 된다.
이와함께 인터넷드라마, 뮤직비디오, TV광고 등도 촬영하고 실제 이씨가 바쁜 일정에 쫓겨 팬들과 자주 갖지 못하는 만남의 시간도 대신 가질 예정이다. 한마디로 이씨를 대신해서 사이버공간에서 더 많은 활동을 펼치게 되는 것.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펼칠 사이버이승연을 만드는 곳은 멀티미디어 프로그램개발업체인 워프(대표 정영주)사. 지난달부터 작업에 들어간 워프사 개발팀은 이씨와 똑같은 사이버인간을 복제하기 위해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지난해말 영국에서 복제에 성공한 복제양 「돌리」나 미국의 복제원숭이들은 생물의 유전자정보를 담고있는 DNA를 기초로 태어났다.
사이버이승연은 DNA대신 방대한 생활데이터를 기초로 복제된다. 이씨의 성장과정은 물론이고 방송활동, 각종 인터뷰자료, 공개하지 않은 내면세계까지 고스란히 디지털자료로 만들어져 사이버이승연의 유전자노릇을 하게 된다.
사이버복제인간의 개발소식을 들은 이승연씨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마냥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제가 컴맹이어서 내용전체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너무 신기해요. 제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다니 저보다 낳을 것같아요. 어떤 모습일 지 정말 궁금해요』
그는 『앞으로 인터넷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자신과 인기다툼을 벌여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은근히 인기관리 걱정까지 했다.
SBS 대담프로외에 문화방송(MBC)에서 새롭게 방송하는 주말연속극 「마음이 고와야지」출연, 영화 「토요일 오후2시」 개봉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씨는 연말이 기다려진다며 잔뜩 기대에 찬 모습.
현재 사이버이승연은 2차원 그래픽작업이 완료된 상태. 캐릭터상품개발을 위해 이씨를 코믹하게 표현한 「베이비이승연」 도안과 얼굴디자인 등은 개발이 끝났다. 이씨의 갖가지 표정을 본 딴 얼굴디자인은 이달말부터 이씨가 서울방송(SBS)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담프로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의 로고로 사용될 예정이다.
실제 이씨처럼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줄 3차원 영상은 올해말께나 등장한다. 이를 위해 워프사에서는 이씨를 다각도로 촬영한 사진과 비디오필름을 토대로 3차원 모델링 작업을 하고 있다. 워프사외에 관련기술을 지닌 컴퓨터그래픽업체들도 함께 참여한다.
사이버이승연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은 인터넷의 워프사 홈페이지와 이승연씨 개인홈페이지. 모두 워프사에서 개발하고 있다. 단순한 사진과 글자로 구성된 일반 홈페이지와 달리 사이버팬클럽, 사이버팬시코너가 함께 마련된다.
사이버팬클럽은 사이버이승연을 비롯한 실제 이씨와 대화를 나누는 대화방, 팬들의 의견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들로 구성된다. 사이버팬시코너는 팬서비스를 위해 이씨의 사진, 서명과 사이버이승연의 모습이 담긴 화면보호기, 윈도용 아이콘 등을 전송받을 수 있는 선물의 집 역할을 하게 된다.
사이버이승연은 국내용이 아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3개국 이상의 외국어를 구사하며 세계로 진출할 예정이다. 워프의 정사장은 『앞으로 3년 동안 단계적으로 외국어를 구사하도록 개발해 세계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사이버이승연에게 요즘 만만찮은 적수가 등장했다.
미국의 미라지엔터테인먼트사에서 만들고 있는 사이버인간 「저스틴」이 바로 맞수로 떠오른 경쟁자. 저스틴은 한 시대를 풍미한 세계적 육체파 여배우 마릴린 먼로를 토대로 제작되는 사이버인간. 살아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대상모델이 워낙 유명배우라 힘든 상대임에는 틀림없다. 저스틴도 빠르면 올해안에 등장할 전망이다.
한편 워프사는 이씨의 소속기획사인 「스타J」와 협력을 맺어 장동건, 윤손하, 김지수, 원빈씨 등 인기연예인들을 속속 사이버모델로 개발할 계획이다. 정사장은 『개발이 완료되면 사이버스타들만 출연하는 인터넷드라마, 사이버커플 등도 고려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사이버스타커플이 탄생할 날도 멀지 않을 전망이다.<최연진 기자> wolfpack@nuri.net 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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