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보다 안정 ‘복고유행’ 귀농·이민 등 현실도피 확산/복권·경마 한탕주의 성행/직장동료간 ‘우리’의식 실종국제통화기금(IMF) 충격에 따른 고환율 고실업 고금리 고물가 저성장의 「4고(高)1저(低)」 상황이 개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9일 「IMF사태와 라이프 스타일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IMF사태가 시작된지 약 5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개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과거 5년이상만큼이나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설문조사와 함께 주부 학생 자영업자 실직자 등 8개 그룹 105명을 대상으로 한 그룹 인터뷰 내용 등을 분석, 10대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도출했다.
10대 변화중 눈에 띄는 사항은 그동안 앞만 보고 매진하던 개인들이 과거를 뒤돌아 보게 됐다는 것. 「접속」이나 「편지」같은 영화의 인기와 복고풍 광고 증가가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이같은 성향은 개인들에게 도전보다는 안정을, 미래보다는 추억을 지향하게 만들어 당대에서 성취 가능했던 상위계층으로의 진입이 앞으로는 3대가 소요될 정도로 사회 계층간 이동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하나는 현실도피 성향의 확산. 이에 따라 귀농과 이민이 증가하고 사이비 종교가 성행하며 마약 알코올 성범죄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될 우려가 높다는 것.
셋째는 중산층의 어려움이 심화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패배감이 확산되고 계층간의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넷째는 한탕주의의 성행으로, 이에 따라 복권시장이나 경마 등 합법적인 도박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또 다른 변화로는 평생직장이 붕괴되면서 회사 동료간에 「우리」라는 의식이 희박해 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는 만큼 일하고, 일한 만큼 보상받는」시스템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밖으로는 애국심을 주창하면서도 글로벌 스탠더드(세계 공통기준)에 적응하려는 현상이 발생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이 새로운 가치로 정립돼 사회 각부문에 침투하며 ▲경제성이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부상,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증가한다는 것 등도 변화의 모습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재조명되는 등 인간적인 따뜻함을 추구하거나 ▲금모으기나 국산품 애용 활동 등에서 나타난 애국심의 증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조철환 기자>조철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