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사업확대에 유리’등 파급효과 노려/개인자격 공모불구 각그룹 대리전양상/최근 대우 승승장구… “이번엔 다른그룹” 전망도공기업 민영화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위한 재계의 물밑 각축이 치열하다. 재계개혁의 와중이기는 하지만 덩치 큰 공기업민영화는 재계의 판도를 다시 짤지도 모르는 대형프로젝트 이기 때문이다. 공기업 민영화를 둘러싼 재계의 승부는 조기 민영화대상으로 꼽히는 한국전력·한국중공업의 사장 공개모집을 통해 가시화했다. 현대 대우 삼성등은 대표적 전문경영인들을 내세워 공모에 응하면서 은밀하게 측면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는 개인자격으로 공모에 응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내막적으로는 그룹의 대표주자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한중의 경영권은 대우의 윤영석(尹永錫) 미국지역본사 사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잘나가는 대우의 위력을 과시했다. 윤사장은 현대와 삼성의 대표주자등 26명의 후보자들과 경합을 벌인 끝에 선정기준에서 최고점수를 얻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중에 공모절차가 진행될 한전은 아직 향배가 드러나지않은 상태. 한전의 경우도 당초 내정설이 나돌았던 SK의 김항덕(金恒德) 부회장, 대우의 윤원석(尹源錫) 회장등 35명이 경합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절반가까운 응모자가 이름을 알만한 전문경영인』이라고 밝혀 재계의 치열한 다툼을 시사했다.
한전사장 공모전은 한중을 대우가 차지함에 따라 승승장구하고 있는 대우출신과 비대우출신의 경합으로 흐르는 양상.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권들어 대우는 김우중(金宇中) 회장이 전경련회장에 오르면서 재계를 이끄는 선도그룹으로 떠올랐고 정통부장관 한중사장등 전문경영인의 몫이었던 인사를 독식했다』면서 『편중인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한전은 다른 그룹출신에게 돌아가지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재계의 치열한 경합은 당연히 한전 한중의 민영화에 따른 파급효과때문이다. 대우의 경우 윤사장의 한중입성으로 민영화는 물론 향후 사업확대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특혜의혹때문에 대우측 운신의 폭이 좁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한중의 해외사업을 대우의 네트워크를 통해 활성화하고 정책 사업을 둘러싼 정보등 무형의 이익들을 대우와 공유하는 공조체제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대우측은 중공업부문의 확장을위해 한중의 발전설비와 선박용엔진사업에 눈독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물밑경쟁에는 정부의 중립적 태도도 한몫했다. 그룹들이 공모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내정자에 들러리 서는 것이 아니냐」는 문의끝에 정부의 의지를 확인한 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계의 이같은 경쟁은 재벌이 자기회사 출신을 내세워 공기업을 원격조정하려 한다는 비난과 선정을 둘러싼 인사잡음을 낳을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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