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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實은행·기업 ‘동시 메스’/12개銀 경영실사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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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實은행·기업 ‘동시 메스’/12개銀 경영실사 파장

입력
1998.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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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준 엄격적용 정리대상 은행 많아질듯/대기업 신용 하락 예상… 구조조정에 가속도금융당국이 당초 5월초 시작하려던 12개 은행의 경영실사작업을 29일부터 전격실시하면서 실사결과가 부실로 판정될 경우 즉각 폐쇄조치를 취하기로 한다는 방침이어서 금융권이 초긴장상태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진단은 세계은행(IBRD)측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기존 국내 신용평가·회계기준을 완전 배제하고 엄격한 국제기준을 적용할 방침이어서 금융권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예전과 더욱 다르다.

금융기관 뿐이 아니다. 이같은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경우 현재 금융기관에서 우량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는 재벌 계열사 기업중 일부는 부실기업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상여신으로 간주되고 있는 대출금도 상당액은 기업신용도 하향평가에 따라 불량여신으로 분류돼 은행권 부실채권규모는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하락, 정리대상 은행수도 예상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BIS비율 8% 미달 12개 은행의 경영진단을 맡은 회계법인들과 금융당국은 이날부터 전격 착수된 은행 경영정상화계획 평가에 이같은 기준을 적용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산동­KPMG, 삼일­쿠퍼스 앤드 라이브랜드, 세동­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안건­DDT, 안진­아더 앤더슨, 영화­언스트 앤드 영 등 국내외 업무제휴 12개 회계법인들은 IBRD, 금융감독위원회 등과 함께 곧 공동평가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은행경영진단에 참여한 모 회계법인 관계자는 『은행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려면 거래기업의 재무구조를 함께 검토해야 하므로 은행경영진단시 국내기업의 신용도 재평가가 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업신용평가 및 회계에 관한 국내기준이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경영진단에서는 엄격한 국제기준이 적용될 것』이라며 『따라서 현재 A등급의 평가를 받고 있는 대기업이 B, C등급으로 떨어지거나 정상여신으로 평가된 기업대출이 위험여신으로 다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은행들은 신규 부실여신 발생으로 수백억∼수천억원대의 충당금 추가적립이 불가피해 BIS비율 하락속에 인수·합병(M&A) 또는 폐쇄대상 은행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초우량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30대 이내 재벌중 상당수도 위험기업으로 간주돼 금융권 여신회수가 빨라지고 기업구조조정도 훨씬 강도높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최근 IBRD산하 국제금융공사(IFC)도 국내기준에 의해 감춰진 부실자산이 많다고 지적, 국제적 신용평가 및 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대출자산의 20%를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었다.<유승호·이성철·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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