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고교생까지 가세 전국으로 확산/회교지도자도 지지표명… 수하르토 곤경인도네시아에선 요즘 두개의 불길이 치솟고 있다. 하나는 산불이고 또 하나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학생 시위의 불길이다. 3월 10일 수하르토 대통령 7선 연임을 계기로 촉발된 대학생 시위는 50여일동안 지속되고 있다. 시위에는 지식인 노동자 고등학생 등이 동참해 「피플 파워」를 형성하는 양상으로 바뀌며 수하르토 정권을 위협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는 2월 시위 도중에 군기관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12명중 학생운동지도자 피우스 루스트랄낭 등 2명이 27일 납치 2개월동안 전기충격, 구타 등의 고문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걷잡을 수없는 상태로 번지고 있다.
고문폭로 직후 5,000여명의 대학생이 수마트라섬의 메단에서 가두 시위를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 수십명이 부상했고 10여명이 연행됐다.
미국무부는 시위학생과 납치 인사들에 대한 인권탄압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성명을 발표했고 유엔인권위는 실종 시위학생에 대한 조사단을 파견키로 결의했다.
대학생 시위는 경제위기로 야기된 물가폭등에 항의해 지난해말부터 3개월여 지속된 시민들의 폭동과는 성격이 다르다. 대학생들은 대통령 하야와 민주화,정치 경제 개혁 등 수하르토정권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대학별로 진행됐던 시위도 조직화하고 있다. 국립인도네시아대학 수마트라대학을 비롯한 전국 40여개 대학은 20일 「대의를 위한 연대」모임을 결성, 최근 10여일동안 30여건의 연대 반정부시위를 벌였다. 시위지역도 수마트라 발리 숨바섬 뿐만 아니라 자카르타까지 전국 규모다.
군과 경찰이 시위에 대해 강경진압으로 일관하고 학생지도부에 대한 납치 고문 등을 자행하자 침묵으로 일관했던 교수를 비롯한 지식인과 노동자 고등학생들도 시위대열에 가세했다. 더욱이 수하르토정권 유지의 핵심축인 회교 지도자들까지 대학생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고 나서 수하르토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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