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로 목찔러 중상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 비리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돼 밤샘조사를 받던 (주)한솔제지의 핵심 자금담당 임원이 새벽에 자살을 기도한 사실이 28일 밝혀졌다. 검찰은 그러나 사건 발생 닷새가 지나도록 이 임원의 소환사실은 물론 자살기도 자체를 극비에 부쳐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23일 오전 6시께 서초동 대검 중수부 11층 특별조사실에서 PCS사업자 선정 비리의혹과 관련, 밤샘조사를 받던 (주)한솔제지 이명철(李明喆·48) 상무이사가 머리를 두께 2㎝의 탁자 유리에 들이받았다. 이씨는 이어 탁자위에 놓인 가위로 목부위의 경동맥을 3∼4차례 찔렀다. 검찰은 이씨가 다량의 출혈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시내 모병원으로 긴급 호송했다. 이씨는 이마와 목등에 10여 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받고 현재 시내 모처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한솔PCS 조동만(趙東晩) 부회장과 함께 21일 검찰에 소환돼 이틀간 밤샘조사를 받은 뒤 진술조서를 읽던 중이었다.
이씨는 87년 (주)한솔제지 재경부장을 거쳐 재경담당 상무이사로 근무하는 등 줄곧 (주)한솔제지의 자금을 담당해온 조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조성과 자금세탁에 깊숙이 간여해 온 핵심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부회장은 이씨가 조성한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중 35억8,500만원을 자신의 개인기업인 CM기업의 주식출자금으로 횡령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대검 감찰부는 이씨의 밤샘조사과정에서 강압행위와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당시 담당검사와 수사관은 내부문책된 것으로 알려졌다.<박정철·박일근 기자>박정철·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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