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협상 재개·北京 발레단 대만공연 등 교류 활발/“대만서 자본유치”·“대륙투자” 이해공감도 한몫중국과 대만 사이에 「해빙 물꼬」가 트이고 있다. 95년 6월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의 미국 방문 이후 3년간 중단됐던 중국―대만 양안(兩岸)간 공식협상이 최근 재개된데 이어 경제 문화 예술 등 비정치분야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 오페라 발레단은 대만 시립교향악단의 초청을 받아 다음달 8일까지 대만에서 공연한다고 28일 밝혔다. 베이징 오페라 발레단 일행은 200명 규모로 양안 문화교류사상 최대 규모.
대만은 27일 중국의 상응한 조치를 전제로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대해 지국 개설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 대변인은 중국 기자들이 타이베이(臺北)에 주재하도록 허용하는 이같은 제안은 대중국 관계를 관장하는 최고 기관인 행정원 대륙위원회의 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간 유일한 공식접촉창구인 대만 해협교류기금회(海基會)와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海協會)간 회담도 3년만에 재개됐다. 양측은 22∼23일 베이징에서 만나 12월 베이징에서 해기회 쿠 천푸(辜振甫) 회장과 해협회 왕 다오한(汪道涵) 회장이 회담을 갖기로 전격 합의했다. 辜 회장과 汪회장간의 회동은 93년 싱가포르 회동 이후 중국 본토에서 개최되는 양국 접촉중 최고위급이다.
이같은 해빙무드는 대만의 정·경분리 협상원칙과 3년 가까운 양안관계의 냉각을 감안할 때 의미심장하다. 중국은 李총통의 방미직후 양안회담을 중단한데 이어 96년 대만총통선거를 전후해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 긴장을 고조시켰다. 또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 이라는 전제하에 정치회담이 우선돼야 한다며 대만의 회담재개 요구를 묵살해왔다.
따라서 해빙무드는 일단 중국측의 전략변화에 따른 양보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홍콩반환과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에 따른 대내외적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아시아 경제위기에 따른 중국 국영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대만의 자본을 유치하려는 목적도 있다. 대만 또한 대륙시장 진출을 최우선시하는 재계의 압력을 더이상 무시할 수 없는데다 중국의 영향력으로 국제사회에서 갈수록 고립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모색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국문제 전문가들은 양안문제가 단시일내에 해결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정치와 경제 및 문화교류는 서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 양측의 일관된 입장이다.<김혁 기자>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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