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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새 출발(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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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새 출발(사설)

입력
1998.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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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기획부가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물갈이 인사에 이어 이름을 국가정보원(약칭 국정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부훈(部訓)도 『정보는 국력이다』로 고쳤다. 61년 5·16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세력이 중앙정보부를 창설하고, 81년 신군부세력에 의해 안기부로 개명(改名)된지 17년만에 다시 이름을 바꾸게 된 것이다.안기부는 이번 개명이 단순한 문패 바꾸기가 아니라 거듭 태어나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미 조직개편등으로 개혁의 토대를 만들었지만, 오랜 세월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다짐의 표현이기도 하다. 또 이를 계기로 개방화를 위한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각종 정보를 재가공하여 연구기관이나 기업체 등에 판매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안기부의 변신 노력은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그러나 역대정권들마다 안기부의 변화를 다짐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는 점에서 새정부의 노력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안기부가 성공한 정보기관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인적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안기부 최고위층은 모두 김대통령 직계로 구성돼 있다. 정권교체기를 이용하여 안기부의 대수술을 추진하고 있는 그들은 대부분 정통 정보맨이 아니다. 그런만큼 그들이 책임자로서 정보기관을 시대에 맞춰 활용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검증결과 미흡하다면 안기부의 변신이 어느정도 정착된 후 정통 정보맨들이 안기부에 자리잡도록 하여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정보맨들을 키워야 한다.

다음으로는 안기부 예산 편성과 집행의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정보기관이 사용하는 돈에 대한 100% 투명성 요구는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안기부의 예산운용은 너무 방만했다. 외부에서 통제할 수 없는 예산을 갖고 있으니 북풍공작 사건등 범죄행위에 까지 사용된 것이다. 그런만큼 이제부터라도 안기부 예산은 상식에 맞게 편성하고 사용토록 해야 한다. 또 안기부가 정부 각부처에 숨겨놓고 통제하는 정보예산의 사용처에 대한 투명성도 반드시 제고해야 한다.

조직의 성패는 사람과 예산의 활용에 따라 좌우된다. 이를 장악하고 결정하는 것은 조직 책임자의 몫이다. 안기부가 국가 중추정보기관으로 재탄생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가능케 하는 힘은 역시 김대중대통령으로 부터 나온다. 5년 임기동안 원칙을 지켜 본질을 꿰뚫고 고쳐나간다면 다시 태어날 국정원은 국민에 봉사하는 정보기관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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