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스트레스로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몸이 피곤하고 무기력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지만, 종합검사를 해봐도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정한 질병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서양의학으론 적절한 대처방안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한의학에선 질병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라도 체내 음양(陰陽)의 불균형, 장부(臟腑)나 조직의 기능저하, 원기부족, 각종 체액이나 음액의 부족등을 고려해 보약을 처방한다. 즉 보약은 기혈(氣血)의 부족을 보충하고, 음양의 편향을 조절함으로써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찾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감기 등 감염성질환땐 삼가야
경희대한방병원 간계(肝系)내과 이장훈(李長勳) 교수는 환자 임의로 보약을 지어다 먹으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보약은 여러 가지 약물의 복합제인 만큼 배합을 잘 해야만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주된 치료를 하는 주약, 약력(藥力)을 도와주는 약, 약력을 부드럽게 하거나 약의 독을 중화하는 보조약이 잘 배합돼야 한다. 이교수는 『보약의 효과를 높이려면 자신의 건강문제를 정확히 진단받고 체질, 계절변화, 성별, 연령별 특성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약은 정신적, 육체적 활동능력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신체의 저항력을 높여주고 노화과정을 늦추며 세포의 재생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보약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려면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켜야 한다.
우선 음식물의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어떤 보약을 복용해도 목적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소화기능을 먼저 확인한 후 보약을 처방하는 게 중요하다. 감기등 급성 감염성질환이 있을 때 보약을 사용하면 질병의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질병에 대한 치료제와 원기를 도와주는 약을 함께 처방해야 하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교수는 『보약을 복용할 때는 충분한 수면과 안정된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 소화에 부담을 주는 음식이나 술, 담배등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땀 많은 여름철에 더 좋아
원광대한방병원 교육부장 김강산(金剛山) 교수도 신체상태를 정확히 진단한 후 보약을 투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음이 허한데 보양(補陽)만 하거나, 기가 허한데 보혈(補血)만 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선 신체상태를 크게 기·혈·음·양으로 분류하고 인체가 약해지면 그 부분으로 나쁜 기운이 침입해 병을 초래한다고 본다. 즉 기가 허하면 땀을 많이 흘리고 피로를 쉽게 느끼며, 혈이 허하면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음이 허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자주 놀라며, 양이 허하면 아랫배가 차갑고 허리나 무릎통증, 설사, 조루증등이 나타난다.
보약은 체내의 부족해진 음양기혈을 보충, 각 장기의 기능을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기가 허할 때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사군자탕(四君子湯)을, 혈이 허할 때는 사물탕(四物湯) 당귀보혈탕(當歸補血湯), 양이 허한 경우엔 팔미환(八味丸) 녹용대보탕(鹿茸大補湯), 음이 허하면 육미환(六味丸) 좌귀환(左歸丸) 등을 선택적으로 복용한다.
김교수는 『같은 허증이라도 개인차나 생활환경, 정신상태등에 따라 증상이 다르므로 신중한 처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어린이는 나이에 따라 복용량을 조절하되 계절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흔히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보약복용을 꺼린다. 그러나 보약의 효과는 땀이 많은 여름에 더 좋다는 게 김교수의 설명이다. 건강한 사람이나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경우엔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재학 기자>고재학>
◎잘못 알려진 속설
1.보약에는 인삼이나 녹용이 꼭 들어가야 한다.
2.보약(특히 숙지황)을 먹을 때 무를 먹으면 머리가 희어진다.
3.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4.어릴 때 보약을 먹으면 머리가 둔해진다.
5.여름철에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많이 나간다.<자료:경희대한방병원>자료:경희대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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