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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공무원 人事 실력위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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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공무원 人事 실력위주로”

입력
1998.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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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수립후 첫 고위공직자대상 특강/“봉급도 국영기업체 수준에 이를것”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7일 서울지방경찰청 강당에서 정부 중앙부처 3급이상 고위공직자 600여명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하며 공직사회가 개혁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대통령이 정부 부처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직접강연을 한 것은 정부수립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이번 행사는 행정자치부와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기획, 장관들을 강사로 내세울 예정이었으나 김대통령이 직접 특강을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은 1시간동안 특강을 통해 자신과 공무원들과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한 뒤 25분동안 공무원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민석기(철도청차장):공직사회 사기가 많이 떨어졌는데 재임중 공무원 사기앙양과 후생복지 증진계획을 밝혀주십시요.

­김대통령:박봉에서 실업기금을 내게 한 것은 하고싶어 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필요성과 충정을 잘 알것입니다. 앞으로 정부는 공무원의 봉급이 최소한 국영기업체 수준까지 이르도록 한다는 게 기본방침입니다. 내가 하는 것을 두고보면 공무원 생활안정을 위해 어떻게 할지 알게 될 것입니다.

사기앙양을 위해선 공무원 인사의 공정성을 기하겠습니다. 실력위주의 인사정책을 쓰겠습니다. 필요하면 점수제를 해서라도 일을 잘한 만큼 인정받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공무원은 과거와 달리 불필요한 일에 신경쓰지 않고 오직 공무에만 힘쓰면 대우와 신분을 보장받을 것임을 믿어도 됩니다.

­김명숙(보건복지부 가정복지심의관):살아오는 가운데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일과 보람된 일은 무엇입니까. 여성의 사회참여에 대한 관심을 어떻게 국정에 반영하겠으며 이희호(李姬鎬)여사는 어떻게 내조했습니까.

­김대통령:하도 견디기 어려운 일이 많았기 때문에 말하기 어려우나 일본에서 납치돼 바다에 수장될 위기에 처했을 때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더 어려웠던 일은 80년 1,2심에서 사형언도를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던 때로, 밥이나 물을 가져다 주는 간수들의 발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죄어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내가 격려해주지 않았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입니다.

나는 여성권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법을 입안중입니다.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스스로를 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거에 여성후보가 출마해도 당선이 잘 안되는데 여성 스스로 키워주지 않아선 안됩니다.

­오지철(문화관광부 문화산업국장):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김대통령:문화산업이 국가기간 산업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세상변화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21세기는 경제와 문화가 국력입니다. 문화산업의 부가가치는 엄청납니다. 더욱이 문화는 나라 이미지를 퍼뜨리는데, 앞으로 세계 경쟁에서 더 중요한 것은 상품의 품질보다 좋은 이미지입니다.

­장성자(여성특위 조정관):책을 많이 읽으신 것으로 아는데 실제로 얼마나 많이 읽었습니까. 가장 인상적이었던 책은.

­김대통령:장서는 1만 수천권이나 정독을 하는 편이어서 3할도 못 읽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읽은 것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합니다.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가 지적 발전에 도움이 됐고, 맹자, 러셀의 「서양철학사」,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박경리(朴景利)씨의 「토지」등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김병일(공정거래위 국장):야당시절 공무원에 대한 시각은 어떠했습니까.

­김대통령:야당시절에도 당장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미워했던 것은 사실이나 공무원 전체를 미워한 적은 없습니다. 이제 공무원들에게 대통령과 여당의 지시를 받고 정치적으로 불법적인 행위를 하지않고 본연의 자세로 일할 수 있게 자유를 주려합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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