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肝 이식/만성간질환 주범은 술·간염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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肝 이식/만성간질환 주범은 술·간염바이러스

입력
1998.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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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90%가 B·C형 바이러스 때문/알코올은 간경변증 촉진시켜우리나라 40대 남성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은 만성 간질환이다.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과 같은 만성 간질환은 국민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 주변에 많다. 주범은 간염바이러스와 술이다.

간염바이러스는 B형과 C형이 가장 문제다. 국내 성인의 7% 정도는 B형, 1% 정도는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 간암의 70%는 B형, 20%는 C형 간염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급성간염은 길어도 3∼4개월 내에 바이러스가 없어지고 항체가 생겨 면역이 되는 게 보통이다. 6개월 이상 낫지 않으면 만성간염이라고 한다. 만성이 되면 항체가 생기지 않고 평생 바이러스를 지니고 살게 된다. 성인기에 급성 B형간염에 걸리면 1∼2%만 만성이 되지만 어려서 걸릴수록 만성화율이 높다.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인 산모에게서 수직감염된 신생아는 90% 이상, 소아기에 걸리면 20∼50%가 만성화한다. 만성 B형간염은 어려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어려서 감염돼도 간기능이 정상인 상태로 지내다가 15∼30세가 되면 바이러스와의 공존이 깨져 만성간염의 경과를 밟는 수가 많다.

만성간염을 오래 앓으면 화상을 심하게 입은 피부에 딱딱한 흉터가 남듯이 간경변증이 생길 수 있다. 만성 B형간염 환자의 12% 정도가 매년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주로 성인기에 걸리는 C형은 증상이 없어서 자신도 모르게 급성간염을 앓은 후 50∼80%가 만성으로 이행한다. 만성 C형간염의 20% 정도는 20여년에 걸쳐 서서히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 만성 B형 및 C형간염 환자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차단하고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을 막기 위해 인터페론등의 항바이러스 약물이 이용되고 있다. 간경변증환자의 간은 곰보빵처럼 울퉁불퉁하게 변한다. 일단 간경변증이 되면 정상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화상에 의한 피부흉터가 정상으로 환원되지 않는 것과 같다.

만성간염 환자가 술을 많이 마시면 바이러스와 알코올의 협동작용으로 간경변증이 생길 위험성이 더 커진다. 간경변증이 됐어도 25% 정도는 간기능도 좋고 정상생활이 가능한 대상성 간경변증이다. 그러나 심하면 복수, 식도정맥류 출혈, 간성혼수같은 합병증이 나타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간세포가 많이 파괴되면 간부전이 올 수 있다. 황달이 심해지고 영양실조가 되며 혈액응고 인자가 잘 생성되지 않고 복수가 나타난다.

간경변증은 상태에 따라 A, B, C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가장 심한 C급의 5년 생존율은 30% 정도. 간은 재생력이 좋아 간경변증이라도 나머지 기능을 잘 보전하면서 합병증을 적절히 예방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해야 한다. 과로하지 않을 정도로 일의 양을 조절하면서 단백질과 칼로리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간경변증 환자는 오랜 투병기간에 남이 좋다는 약이나 민간요법을 쓰다 병세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효약이라는 것이 독성간염을 일으켜 병들고 지친 간에 더욱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일단 간경변증 진단을 받으면 술을 끊어야 한다. 회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간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B형간염에 의한 간경변증 환자의 2.5% 정도는 매년 간암으로 진행한다. 간암은 조기발견이 필수적이다. 간경변증 환자, 40세 이상의 B, C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3∼6개월 간격으로 간암혈청 검사와 간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암은 수술로 제거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대부분 치료가 어려울 정도로 진행된 뒤에 발견돼 실제 수술 가능한 환자는 10%에 불과하다.

만성간염 환자는 주위 사람들의 전염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족들은 B형간염 예방주사를 맞도록 하고 자신의 칫솔이나 면도칼은 돌려 쓰지 않아야 한다. C형간염 백신은 현재 연구가 진행중이다.<서동진 울산대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소화기내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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