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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破産시대/김서웅 논설위원실장(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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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破産시대/김서웅 논설위원실장(지평선)

입력
1998.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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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께면 개인파산자가 1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금융가 주변에선 예측하고 있다. 카드대금이건 가계수표건 감당못할 빚을 쓰다 부도를 내는거야 당연히 절제하지 못한 본인책임이다. 그러나 요즘 사정은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IMF한파가 몰고온 실직 감봉은 느닷없는 날벼락이었고 집값 주식값 폭락에 따른 자산디플레의 주름살이 서민가계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나라도 대비못한 사태로 빚갚기가 어렵게 된걸 개인 잘못으로만 몰아붙이기 어려운 사정이다.

7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규모가 올 연초 두달동안 5,400여억원이 늘었다고 한다. 작년 하반기 월평균 연체 증가액이 27억 정도였는데 비해 올들어서는 자그마치 100배규모의 급증세다. 기업연쇄부도와 대량실업이란 「6월대란설」까지 현실화되는 날엔 개인파산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 연체는 누증되고 급전 구할 길은 막막한데 은행의 빚독촉은 가혹해지고…. 대기업부도 위기에는 은행 협조융자라도 있었지만 만만한 가계대출엔 그런 배려조차 있을 턱이 없다.

법원에 소비자 파산신청을 내 빚잔치를 해버리는 방법이 있긴하다. 법원이 채무자의 재산을 채권자에게 공평하게 배분하고 모자란 빚은 탕감되는데 면책신청절차를 거치면 사후에 재산이 생겨도 빚 상환의무는 없다. 올들어 서울지법에 접수된 소비자파산 신청은 38건으로 이 역시 작년의 3배정도 늘었다. 그러나 법원심사가 까다롭고 받아들여지더라도 거주지이전 금융거래 취직등에 제약과 불이익이 따르는등 보이지 않는 사회적제재의 굴레는 벗어날 수 없다.

거리에 노숙자가 늘고 있고 동반자살등이 이어지는 어두운 세태다. 가계의 집단부도마저 방치되면 서민경제가 붕괴되고 신용사회의 기틀이 와해된다. 기초가 흔들리는 사회가 활력을 가질 수는 없다. 당국이나 은행이나 더 이상 나몰라라 할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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