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뿌리내린지 40년/서울·홍콩 민간 가교역/지난달 北영공 최초통과한국전이후 50년간 「돌아오지 못하는 구역」으로 남아있던 북한 영공이 마침내 한 외국항공사에 의해 처음으로 그 문이 열렸다.
지난달초 외국 민항기로서는 한국전이후 최초로 동해안 북한비행정보구역(FIR)을 시험통과한 홍콩 캐세이패시픽항공(CX).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를 비롯, 아·태지역 항공사들과 공동으로 북한당국을 상대로 수년간에 걸친 끈질긴 영공개방 협상끝에 북한의 하늘을 연 주역이다.
찰스 브렘릿지 캐세이 한국지사장은 『캐세이를 처음 접하는 한국인들은 이 항공사의 국적이 우선 홍콩이냐 혹은 영국이냐고 묻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한국에서 뿌리를 내린지 이미 40년이 됐지만 국내회사로 인정받기가 북한영공을 통과하기보다 더 어려운 것같다』고 아쉬운 미소를 보인다.
사실 1960년 국내에 처음 에이전트 사무소를 개설한 이 항공사는 78년 서울지사를 설립, 서울과 홍콩을 이어주는 민간 가교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외국항공사들의 서울 직항노선 철수와 중지결정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캐세이 항공의 국내사업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브렘릿지지사장은 『한국의 경제여건이 어려워지면서 항공업계는 물론 관광산업 전체가 크게 위축됐지만 캐세이는 매일 3회 운항중인 서울홍콩 노선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며 『한국관광객들의 해외여행은 줄었지만 캐세이는 다양하고 알찬 관광상품을 개발, 홍콩을 중심으로 동남아 관광객들의 한국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 2월에는 「밸런타인 데이」테마 한국관광상품을 개발, 홍콩 관광객 5,000여명을 국내로 끌어들이면서 캐세이 본사내에서도 한국관광티켓 판매가 아시아지역 매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를 찾는 서방 관광객들보다 홍콩등 동남아 관광객들이 더 눈에 띠는 것도 캐세이가 펼친 노력과 무관치않은 셈이다. 최근에는 결혼시즌을 맞아 39만9,000원에 2박3일의 서울홍콩간 「타이거 세이버 홍콩여행패키지」를 내놓았다.
매년 국내 고교생을 대상으로 환경 수필 경시대회를 개최중인 캐세이는 수상자를 대상으로 남아프리카 현지의 「라 팔랄라」환경학교에서 환경교육 연수프로그램을 후원하는 한편 84년부터 매년 장학생을 선발, 영국의 옥스포드대 대학원에서 수학케하는 「100주년 장학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국내 관광산업의 부흥이 곧 항공업계의 생명」이라고 지적하는 브렘릿지지사장은 『홍콩이나 영국, 호주 관광청들이 관광객 유치사업을 위해 발벗고 뛰듯 한국정부 역시 로드쇼등을 기획, 해외관광홍보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며 『한국 관광산업의 개발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역설했다.<장학만 기자>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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