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설득 불구 ‘이역의 情’ 때문에 망설여중국거주 군대위안부출신 문명금(文明今·81)할머니가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순우(孫吳)현 관계자는 26일 문할머니 가족들을 만나 『할머니의 한국이주는 전적으로 할머니의 생각에 달렸다』며 『한국이주를 원할 경우 현정부는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할머니는 함께 살고 있는 중국인 취(曲·78)씨와 정때문에 선뜻 조국행을 결심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양로원으로 찾아온 동생들이 방 한켠에 먹다남은 마른 빵조각이 널려있는 모습을 보고 『한국으로 돌아가 여생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자』고 호소했으나 문할머니는 『취씨를 혼자 두고 떠날 수 없다』며 괴로워했다.
할머니는 3일간의 짧은 상봉을 마치고 동생들이 양로원을 나서자 『이제 가면 죽기전에 다시 볼 수 있겠니』라며 동생들을 부둥켜안고 오열해 주위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문할머니 동생들은 이번 방문에 왕복비행료를 협찬한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28일 귀국한뒤 문할머니의 초청방안을 관련단체와 논의할 계획이다.
이들의 상봉을 주선한 「만남의 집」 혜진(慧眞)스님은 『문할머니의 가족상봉을 계기로 정부는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 숨어살고 있는 군대위안부들에 대한 실태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정신대문제연구소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6만여명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여성이 군대위안부로 동원돼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등에서 지옥같은 삶을 강요당했으나 「더럽혀진 몸」으로 고국에 돌아갈 수 없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현지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헤이룽장성 순우="김정곤" 기자>헤이룽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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