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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조직委가 없다?/전상돈 체육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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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조직委가 없다?/전상돈 체육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8.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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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을 치를 한국에 조직위원회가 없다. 조직은 분명히 있지만 기능은 없는 것과 다름없다는 얘기다. 조직위는 개최도시를 결정하고 경기장 준비상황을 점검하는등 성공적인 개최를 책임지는 기구다.이를 위해 각계인사들로 구성된 집행위원회가 있고 여기에는 정부측 견해를 반영하기 위해 문화관광부장관, 행정자치부장관, 건교부장관이 당연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조직위의 결정사항을 정부가 백지화하고 번복한다면 존재해야 할 필요가 없다.

월드컵 주경기장 선정문제를 따져보자. 여기에서는 이미 많이 알려진 정치논리와 경제논리를 또다시 거론치 않겠다. 원칙과 순리만 짚어보자.

1월말 집행위는 마포구 상암동주경기장 신축을 확정했다. 그런데 최근 국무총리실 주재 대책회의에서 이를 백지화했고 내달초 상암동, 인천문학경기장, 잠실주경기장 가운데서 결정할 예정이다.

이미 결정한 사항이 외부에 의해 번복된다면 조직위는 믿을수 없는 단체가 된다. 2002년 월드컵까지 수많은 협의와 난관을 거쳐야 할 조직위를 신뢰할수 없다면 성공적인 개최는 이미 물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어떻게 생각할까. 특히 2002년 월드컵은 일본과 함께 공동으로 연다. 한국 조직위는 유명무실하니 협조와 협상을 기대하지 않을것이고 모든일은 당연히 일본조직위와 의논할 것이다.

최근 이동찬(코오롱그룹 명예회장) 초대 조직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표면적으로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고있다. 하지만 주경기장 선정을 둘러싸고 능력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조직위가 강해야 한다. 조직위의 결정사항을 흔들지 말고 이를 존중하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

이제 열쇠는 차기 위원장이 쥐고 있다. 누구냐에 따라 조직위의 위상이 재정립될수도 있고 정부의 「월드컵 관(觀)」도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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