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입과 빼가기/이이춘 논설위원(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입과 빼가기/이이춘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4.26 00:00
0 0

야당인 한나라당에 무시무시한 이름의 위원회가 탄생했다. 이름하여 「야당파괴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다. 야대(野大)의 횡포(?)를 견디다 못한 여권이 야당의원을 데려가 여소야대(與小野大)정국구도를 깨트리려 하자 한나라당이 결사항전의 의지를 내세우며 발족시킨 것이다.요즘 우리 정치판은 매사가 결사적이다. 「도」아니면 「모」이지 중간지대란 없다. 소여(小與)로는 정국을 꾸려갈 수 없으니 야당의원들을 영입하겠다는 여권이나 이를 탄압과 공작으로 몰아붙이면서 항전의 깃발을 내세우는 야당이나 결사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말이 영입이지 실제로는 야당의원들을 빼 가겠다는게 여권의 의중이고 그냥 당할 수 없다는게 야당의 입장이다.

의원영입 시비는 2년전에도 있었다. 다만 정권이 바뀐 탓에 공방을 벌이는 입장과 위치가 달라졌을뿐 여권의 빼가려는 방식이나 야당의 투쟁수법도 완전한 복사판이다. 야당중진들이 기업체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겼다는 괴문서가 국회 주변에서 나돌고 있는 것까지 신통하리만큼 맞아 떨어진다.

25일자 조간은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가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 서리에 대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는 기사를 일제히 싣고 있다. 옐친 대통령이 임명한 키리옌코 총리 인준안을 러시아 의회는 이미 두차례 부결시킨 바 있지만 옐친의 강공에 밀려 1개월여만에 마지못해 표결로 동의해준 것이다.

러시아는 우리보다 정정(政情)이 훨씬 불안한 나라다. 그런 러시아도 그럭저럭 정국이 흘러가고 있는데 우리 정치판은 여전히 파열음만 내고 있다. 김종필(金鍾泌) 총리 서리는 두달이 되도록 서리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지만 여권은 의석수 타령만 하고 있다. 미국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 의회는 공화당이 지배 하고 있지만 잘도 굴러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왜 이모양일까. 의석수보다 중요한게 성실한 정치력이라는 것을 모두 잊고 있기 때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