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부결됐던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총리서리에 대한 인준안이 24일 실시된 국가두마(하원)의 마지막 3차투표에서 통과됐다. 비밀투표로 진행된 이날 표결에는 315명의 의원이 투표용지를 받아갔으나 이중 276명만이 투표에 참가, 251명이 인준안에 찬성했고 25명은 반대했다. 국가두마의 전체의원은 450명이며 인준안은 무조건 과반수인 226명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인준안이 마지막 단계에서 통과된 것은 의원들이 의회해산에 따른 정국혼란과 의원직상실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1, 2차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던 친공산당 계열의 농민당과 인민권력그룹, 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키리옌코 지지로 돌아섰다고 관측통들은 밝혔다.
러시아 헌법은 총리인준안이 국가두마에서 3차례 연속 거부되면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준안 통과직후 보리스 옐친대통령은 키리옌코지명자를 정식 총리로 임명했으며 키리옌코는 표결결과가 발표되자 『투표결과는 위대한 용기였다』고 말했다. 인준안 통과소식이 전해지자 러시아가 지속적인 경제개혁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로 주식시장이 2%이상 상승했으며 채권시장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새로 유입돼 강세를 보였다.
총리 인준안이 통과됨으로써 보리스 옐친대통령은 지난달 말 빅토르 체르노미르딘총리를 전격 해임하면서 시작한 정계개편 구상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 그는 35세의 젊은 총리를 앞세워 친정체제를 강화하고 신선한 피를 수혈해 정·재계의 결탁으로 혼탁해진 정부의 「개혁 마인드」를 새롭게 한다는 구상이다. 새 총리의 과제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티」의 민영화 작업을 매듭짓는 일과 체불임금·연금의 해결하는 것이다. 또 체르노미르딘 전총리의 실각으로 무너진 권력의 이너서클(핵심그룹)내 균형이 어떻게 복원될 지도 관심거리다.<이진희 기자>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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