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지 기재안한 어음도 효력”/대법원 기존판례 변경

약속어음에 발행지가 기재되지 않아도 어음효력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신성택·申性澤 대법관)는 23일 서모(부산 동래구 온천동)씨가 윤모(부산 강서구 대저동)씨를 상대로 낸 약속어음금 지급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은 취지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대법관 13명중 7명의 다수의견으로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발행지, 만기일, 금액 등 7가지 사항이 반드시 기재된 어음만 효력을 인정하던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어음법이 발행지가 기재되지 않으면 어음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발행지를 기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음을 유통·결제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발행지가 적혀있지 않아도 효력을 갖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서씨는 93년 2억2,000만원짜리 약속어음 4매의 배서자인 윤씨에게 어음결제를 요구했으나 발행지가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94년 소송을 냈다.<김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