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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특급호텔지하 의원용 核대피벙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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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특급호텔지하 의원용 核대피벙커

입력
1998.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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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버지니아 62년 완공/한층 미식축구장크기 2개층/95년에야 공개 관광코스로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400㎞ 떨어진 웨스트 버지니아주에 화이트 설퍼 스프링스라는 산골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는 별 다섯개 짜리 특급 휴양호텔인 그린브라이어호텔이 있고 지난 30여년간 수백만명이 다녀갔다. 그러나 그들은 호텔 아래 땅밑에 핵전쟁 발발시 미 상·하원이 고스란히 옮겨올 「의회 지하벙커」가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몰랐다.

62년 완공된 지하벙커는 한 층의 넓이가 미식축구장만한 지하 2층짜리의 거대한 공간이다. 기숙사동 18개, 상·하원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회의장, 병원, 식량·연료창고, 400석 규모의 식당, 통신실, 자료실 등 의사당을 그대로 줄여 옮겨놓았다.

호텔 지하의 회의실과 발전소, 주변 도로와 연결된 터널 등에 벙커로 통하는 비밀통로가 있고 18∼30톤 무게의 철문으로 지상과 차단된다. 쓰레기는 물론 대피과정이나 대피 후 발생하는 사망자를 깨끗이 처리할 수 있는 소각로까지 갖추어져 있다.

상·하원 의원 535명과 보좌관 550명이 45∼60일간 핵폭풍과 방사능낙진을 피해 안전하게 지내며 임무를 수행토록 하는 게 벙커를 만든 목적이다.

호텔 주변의 수려한 산봉우리들에는 관측소가 있어 지하의 의원들에게 지상으로 나와도 될 때를 알려준다. 평상시 벙커관리는 호텔에 TV수리공, 전화교환원 등으로 위장취업해 있는 극소수의 요원들이 맡아왔다.

95년 미국이 일부 핵관련 시설을 폐쇄·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이 벙커는 현재 호텔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관광코스로 이용되고 있다.<신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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