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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은 해커들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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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은 해커들의 놀이터?

입력
1998.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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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5만∼25만건 발생/최근엔 국제해커그룹 침입/국방부 군사위성정보 빼내 “테러분자에 팔겠다” 위협미 국방부가 해커들의 잇따른 침입으로 심각한 보안 위기를 맞고 있다. 「다운로딩(Downloading)/2016216의 대가들」이란 국제해커그룹이 최근 전산망에 침입, 군사위성의 지구위치 추적 및 감시시스템(GPS) 소프트웨어를 빼낸 후 이를 테러분자들에게 판매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 그룹은 지난해 10월 국방부 전산망에 침투, 정보를 빼냈으나 지난주 컴퓨터 보안전문가 존 브래너세비치에게 이 사실을 밝혔다.

이들이 훔친 소프트웨어에는 수십개의 군사위성을 이용, 가상 적국 미사일을 파괴하는 요격망과 군부대 배치에 관한 정보 등 걸프전 이후 구축된 미군의 주요전술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사건은 그동안 유사한 해커침입사례 중 최악의 경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그룹은 일반적인 해커들보다 나이가 많은 19∼28세 가량으로 미국인 8명, 영국인 5명, 러시아인 2명으로 구성된 전문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웹사이트를 통해 이들과 대화한 브래너세비치는 해킹의 전형적 유형은 청소년들이 사이버 낙서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지만 이번 경우는 전혀 다른 부류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자신의 웹사이트에 문제의 도난 소프트웨어 사진을 띄우는 등 과감성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 중 한 멤버는 『국제테러단체들은 우리의 정보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외국 정부들도 이를 구입하려 할 것』이라고 훔친 정보를 판매할 의사를 비쳤다.

미국방부는 사태가 의외로 심각하자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수전 핸슨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도난당한 소프트웨어에는 기밀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변명하면서 현재 연방수사국(FBI)이 사실관계를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미국방부 전산망에는 일년에 약 15만∼25만건의 해커침입 사건이 발생하고 있으나 검거는 평균 150건밖에 되지않고 있다. 국방부는 2월 이스라엘인 해커 「애널라이저(분석가)」가 침입하자 현상수배를 하는 등 고생끝에 그를 체포한 바 있다. 현재 미국방부는 50여명의 해커추적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으나 해커들의 기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어 검거와 예방에 애를 먹고 있다.<이장훈 기자>

◎해킹대책/수법 날로 지능화… 法제정·2중암호 불구 역부족

「해커를 막아라」

사이버테러리즘(Cyberterrorism) 인포워(Infowar) 등의 생소한 단어들이 세계 각국의 안보기관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때문에 각국은 해킹을 막고 해커들을 처벌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해킹을 막기 위해 사생활 보호 및 공공비밀유출 방지에 관한 법률 등을 제정, 해킹을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은 현재 이같은 취지의 법률을 만들어 범죄 예방과 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통신의 자유 등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주장하는 해커들과 법정 공방을 하고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기술적으로 특수 보안장치와 2중 암호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해킹의 수법이 날로 지능화하고 있어 정부와 해커의 대결에서 해커의 승률이 상당히 높은 실정이다.

이와관련, 미국은 최근 법무부장관을 책임자로 하고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 국가안보국(NSA)등의 실무자들로 구성된 사이버 보안·보장그룹(Cyber Security Assurance Group)을 출범시켰다. 이들은 해커들과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 대비, 통신 은행 수송 등 국가의 주요 컴퓨터망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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