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차 PD10명으로 구성/인사·제작·편성권 보장/개혁내용프로 주1회 방영/KBS·조선일보 해부 내달3일부터 방송 관심KBS가 지난 1일 노사합의로 전격 발족시킨 「개혁팀」이 방송계 안팎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정식명칭은 「개혁실천 특별제작팀」. 이름부터 독특하다. 명칭 그대로 공영방송 KBS의 개혁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구체적 임무에 대한 궁금증은 현재 준비하고 있는 작업을 통해 풀 수 있다. 개혁팀은 그동안 왜곡되고 가려진 정치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는 프로그램 「개혁실천 특별기획-이제는 말한다」를 5월3일부터 방송할 예정이다. 제1편은 「KBS-굴종과 오욕의 역사」, 제2편은 「조선일보를 해부한다」, 제3편은 「광주민주화운동」등 지금까지 방송의 성역으로 남아 있던 분야를 가감없이 해부할 계획이다.
개혁팀의 탄생과정도 아주 극적이다. 2월 KBS 제작국PD 200여명은 당시 진행중인 IMF체제극복을 위한 노사비상대책위에 개혁팀의 발족을 제안했다. 노조가 회사에 제시한 KBS개혁등 16개 사항 중 하나였다. 제안은 「PD총회에서 선출된 차장급 PD를 팀장으로 하고 팀장이 선정한 10명의 PD가 스스로 선택한 소재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회사는 매주 1시간씩 방송을 보장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았다. 개혁팀은 사실상 인사권 제작권 편성권을 보장받으며 방송사상 초유의 실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PD는 『당시 홍두표사장은 노조가 자신의 퇴진만 거론하지 않으면 무엇이든지 들어주는 분위기여서 이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국 PD들이 여러 차례 총회를 열어 추대한 개혁팀장은 김철수PD. 81년 공채 5기로 입사한 김PD는 84년부터 「추적 60분」등 시사고발프로를 전담하다가 90년 4월 KBS사태 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사법당국에 구속되기도 했었다. 그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의욕이 강한 4, 5년차 젊은 PD 10명을 선발, 「개혁실천」에 나섰다. 노사협의에 의해 이들이 계획하고 있는 방송은 「상부」의 간섭을 받지 않게 돼 있다. 사전보고를 생략하고 생방송으로 진행, 간섭의 여지를 아예 없앴다. 방송가에서는 이같은 제작방식이 너무 「혁명적」이어서 당혹해 하고 있다.
하지만 개혁팀의 앞날이 순탄할 것만 같지는 않다. 벌써부터 예고된 방송내용에 대해 「외압」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개혁성향이 강한 박권상사장이 20일 취임한 것이 이들에겐 힘이 되고 있다.
김철수PD는 『방송만 제대로 한다면 쉽게 개혁의 당위성을 여론화할 수 있으며 개혁의 실천도 가능하다』며 『그동안 국민의 우민화에 앞장섰던 KBS가 거듭나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김철훈 기자>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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