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책과 충고 분발당부감사만 해왔던 감사원이 22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으로부터 「따끔한」감사를 받았다.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25년만에 삼청동 감사원 청사를 방문한 김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승헌(韓勝憲) 감사원장서리에게는 무게를 실어주면서 과거 감사원의 행적에는 질책을 가했다. 지난 정부의 감사원과 현재 감사원간의 「질적 차이」를 부각하면서 향후 감사원 입지가 강화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오늘 방문은 「국민의 정부」의 감사원에 대한 기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감사원이 잘해야 국정이 잘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업무보고 직전 한원장서리와 10분가량 독대한 김대통령은 업무보고 말미에 『기대를 갖고 한원장서리를 임명했으니 여러분이 합심해 새로 태어나 제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며 한원장서리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그러나 곧이어 감사원 직원들의 반성을 요구하는 충고성 질타가 이어졌다. 김대통령은 『정부가 마음대로 은행장을 임명하고 한보같은 터무니없는 기업에 수조원의 돈을 빌려주는 관치금융과 정경유착의 불법성을 감사하지 않은 것은 분명히 한계였다』며 『이부분을 감사했던들 오늘날과 같은 환란(換亂)은 없었을 것』이라고 감사원의 책임을 지적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당시 상황을 감안한다면 무리한 요구이겠지만 본연의 업무로 볼 때 여러분은 할일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며 상황논리에 좌우되지 않는 감사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큰 것을 놓아두고 작은 것만을 감사하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권력기관에 대한 철저한 감사도 당부했다. 감사원은 이날 업무보고를 통해 「당면현안」2가지를 일거에 해결했다고 자족하는 분위기이다. 감사원장 자문기구인 부정방지대책위가 그동안 수차례 건의해온 정부소관 공직자 재산공개심사업무의 감사원 이관을 대통령에 건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고, 검찰등 수사기관과 마찰을 빚어온 계좌추적권 확보에도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여기고 있다.<이영섭 기자>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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