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日 출판계 100만부 베스트셀러/일상생활에서 본 갖가지 인간유형/에세이 60편에 그려이탈리아 사회학자 프란체스코 알베로니의 「남을 칭찬하는 사람, 헐뜯는 사람」(원제「낙관론」)이 최악의 불황에 빠진 일본출판계의 희망이 되고 있다. 소시샤(草思社)가 이탈리아문학 전문번역가 오쿠보 아키오(大久保昭男)의 번역으로 지난해 10월 내놓은 이 책은 발간 이래 줄곧 논픽션부문 정상자리를 지키며 3월말 100만부를 돌파했다.
알베로니는 소시샤의 초청으로 12∼18일 일본을 방문, 바쁜 일정을 보냈다. 17일 저녁 도쿄의 이탈리아문화관에서 「일상생활의 활력」을 주제로 가진 강연회에는 500여명이 몰려 그의 인기를 말해주었다. 알베로니는 이 책에서 60편의 토막에세이를 통해 담담하게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일상에서 본 인간유형을 비교하는 전편의 공통된 시각은 첫 에세이인 「낙관적인 사람, 비관적인 사람」에 잘 드러나 있다. 「비관론자는 미래와 인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의지할 만한 값어치가 있는 사람도 없고 도와줄 값어치가 있는 사람도 없는 세계에서 산다. 그들은 나태해서 새로운 것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며 습관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반면 낙관론자는 순진하고 소박하다. 남들의 악의와 약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긍정적인 자질이 있으리라고 믿으며 그것을 일깨우려고 노력한다. 유능한 조직자, 뛰어난 기업가, 걸출한 정치가는 모두 이런 소질을 갖추고 있다」
이런 「가르침」도 있다. 「견고한 부르주아적 전통을 지닌 가정은 모두 아이를 검약에 길들여 무엇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그만큼 공을 들여야 함을 가르친다. 반면 가난한 사람이 복권에 당첨돼 떼돈을 벌면 대부분 눈깜짝하는 사이에 낭비해 버린다」. 이 책의 인기는 얼핏 이해하기 어렵다. 인간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심각한 책은 꺼리는 현상의 반영일 수도 있고 남을 칭찬하기 좋아하는 일본인들의 자기확인에 적합해서일 수도 있다. 「낙관론」을 전제로 한 이 책을 읽다보면 비관론자에 스스로를 비춰보게 된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두 모습이 섞여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 쉽게 「낙관론」으로 옮겨갈 수 있다. 한국에서는 황금가지가 같은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현경 옮김. 7,500원.<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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