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각종단체들이 오는 25일을 「북한동포를 돕기위한 국제금식의 날」로 정하고 성금 모으기대회를 연다. 국내의 기독교 천주교 불교등 6개 종단과 94개 시민·사회단체, 해외 교포사회, 세계교회협의회, 유니세프등 광범한 국제기구들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이념과 체제를 떠나 북한에 대한 세계 차원의 인도주의적 관심과 유대를 보여주게 된다.참가자들은 서울 부산등 26개 국내도시와 워싱턴 모스크바 등 세계 70개 도시에서 6시간을 굶으면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 빌리 그레이엄 목사등 유명 종교·정치지도자들의 메시지와 북한기아 실태 보고등을 듣고 모금에 참여하게 된다.
북한은 95년부터 3년간 계속된 홍수와 가뭄으로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추수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남한의 경제위기로 북한동포돕기 열기가 떨어져 아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달부터 시작된 98회계연도 중 북한 인구의 3분의 1인 약 750만명이 식량지원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우리는 북한의 이같은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인도주의와 동포애로 이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북한주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게되기를 바란다. 또한 국제적으로도 한국이 북한의 기아대책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남한은 지난 95년 쌀회담이후 15만톤의 쌀을 북에 보냈고, 지난해에는 적십자사에서 옥수수 5만톤을 보냈으며, 민간 차원에서도 어느 정도의 식량지원이 행해졌다. 그러나 남한이 북한주민 돕기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은 우리가 쌀을 보내더라도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될 것인지, 군량미등으로 전용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었고, 북한이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남북한 간에는 동포애와 인도주의 정신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려운 현실적인 많은 장애가 있다.
최근 결렬된 베이징(北京)회담도 양측의 깊은 골을 확인시켜 준다. 식량문제가 다급한 북한은 「비료문제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자」고 회담장에 나왔으면서도 「비료문제 외에는 논의할 수 없다」고 태도를 바꿔 회담이 결렬되고 말았다. 남한 측에서 걸었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기대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번 금식행사는 남북 당국자간의 회담이 순조롭지 못할때 민간단체들이 동포애를 발휘하여 그 틈을 메울 수 있는 방법과 한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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