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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 정상의 낚시/이병일 수석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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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 정상의 낚시/이병일 수석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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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일본을 방문중이던 지난 19일 시즈오카(靜岡)현 이토(伊東)시 가와나(川奈)항에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일본총리와 낚시를 하며 한 때를 즐겼다. 손님인 옐친대통령은 이날 월척 크기의 고기를 낚아 아주 기분이 좋았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양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하시모토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도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크라스노야르스크의 예니세이강에서 낚시를 했다. 묘하게도 옐친대통령은 허탕을 친데 반해 손님인 하시모토총리는 커다란 고기를 한마리 잡았다.

하시모토총리는 러시아에서 돌아와 이토(伊藤) 미도리란 피겨스케이트선수와 한담하면서 예니세이강에서 낚시했을 때 자기의 낚싯대에는 사전에 커다란 고기가 달려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에 일본에서 월척을 낚은 옐친대통령의 낚싯대에도 미리 고기가 매어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양국을 오가며 낚시로 우의를 다진 두 정상은 회담에서도 「북방4도 반환」과 「경제협력」이란 월척을 낚기를 기대했으리라. 하시모토총리는 경제협력이란 미끼를 내걸고 일본의 숙원인 북방4도를 낚으려했고, 옐친대통령은 북방4도 반환이란 미끼를 흔들면서 일본의 경제협력을 끌어내려 했다.

회담결과가 기대만 못했다는 점에서 양국정상이 북방4도 반환과 경제협력이란 월척은 잡지 못하고 미끼만 떼일까 조심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러·일평화조약을 3년내 체결하고 일본이 15억달러의 경협을 제공하는 대신 북방4도 반환논의를 계속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지만 어느 것이나 재탕에 불과하다.

그러나 총리인준이란 문제를 안고 있는 옐친대통령이나 경기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하시모토총리나 이번 회담이 국내문제 해결과 인기하락을 막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거라는 분석이다. 피라미는 낚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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